거꾸로 가는 용퇴론…586 우상호, 선대위 컨트롤타워로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1-27 14:32:47
박광온 "더 편하게 쇄신"…禹 "대선 승리에 최선"
"용퇴 최우선 대상자가 중용돼…앞뒤 안맞아" 비판
이상민 "배 아픈데 소독약…與 결함은 일색, 맹종"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우상호 의원을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에 임명했다. 우 의원은 상임선대위원장인 송영길 대표와 함께 전략·정책·조직 등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와 투톱으로, 선대위 전반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우 본부장은 지난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선두에서 정치 교체와 정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이자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할 적임자"라는 것이다.
우 의원은 연대총학생회장 출신(81학번)으로 4선 중진이다. 송 대표와 함께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세대 맏형으로 꼽힌다.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자리다. 우 의원 기용은 이 후보 지지율 정체를 돌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 의원은 브리핑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지지율이 초경합 상태"라며 "설 연휴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판세에 변화가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선 부정적 평가가 앞선다. 우 의원 임명 기사와 관련해 "586 물러난다더니 거꾸로 더 앞으로 달려가냐?", "똥86 버린다더니 이젠 대놓고 똥86파티를 하는구나"라는 조롱성 댓글이 이어졌다.
"후진에게 길을 열어 주기 위하여 스스로 관직 따위에서 물러남." 용퇴의 사전적 의미다.
송 대표는 지난 25일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586 용퇴론에 물꼬를 트겠다는 취지다. 우 의원은 즉각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총선 불출마를 공언했는데,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우리들이 비운 그 자리에 훌륭한 젊은 인재들이 도전하기를 바라며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후진을 위해 물러나기는커녕 신설 고위직을 꿰찬 꼴이다. 박 단장은 브리핑 중 "우 의원이 선대위 전면에 나서면 '586 용퇴론'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박 단장은 "(불출마로) 더 편안한 상황에서 정치쇄신을 추진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봐달라"고 했다.
우 의원의 불출마가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용퇴론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시각이다. 우 의원은 브리핑에서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누구도 대선이 아닌 자기 개인의 거취나 자리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 정치 전문가는 "586 대표주자로 용퇴론 최우선 대상자가 되레 중용된 모양새여서 국민에게 앞뒤가 안맞는다는 인상을 주기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욱이 우 의원은 5·18 기념일 전야제 날 단란주점에서 술판을 벌였던 전력에다 부동산 문제로 탈당을 권고받아 논란이 많은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송 대표 쇄신안을 평가절하했다.
"배가 아픈데 소화제를 먹어야지, 발등에 소독약을 바르면 되겠느냐"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 심판, (정권)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굉장히 팽배해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본질적인 걸 내놔야 되는데 너무 변죽을 올리는 것"이라고도 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대대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그 변화는 행태의 변화이지, 586 용퇴라는 두루뭉실한 것으로 해 버리면 매우 회피적"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민주당이 갖고 있는 결함이랄까 내재된 한계라고 할 수 있는 게 첫째가 일색(一色)"이라고 짚었다. "그러다 보니까 성역화하고 조국, 문재인 대통령, 지금은 이재명 후보로 딱 정해지면 비판 같은 건 있을 수 없다. 하면 역적이고 그러다 보니까 맹종처럼 비친다"는 일갈이다.
이 의원은 "국민들한테는 같이 폐쇄적인 패거리들이 몰려다니면서 옳고 그른 걸 시시비비를 제대로 따지지 않고 그냥 그런 진영논리에 빠져있다는 게 제가 볼 때는 국민들이 갖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 (가졌던) 기대에 대한 실망"이라고 쓴소리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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