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쪼개서 준다는 이재명…살라미 전술 구사?

조채원

ccw@kpinews.kr | 2022-01-26 17:16:11

농어촌민·청년·장년·문화예술인 등 잇달아 발표
기본소득 지원 추가 예산 합치면 약 16조 규모
'논란·비판 우회' 지적에 "취약 계층 우선한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특정 계층을 겨냥한 '현금성 지원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전국민 대상 기본소득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자 분야별, 계층별로 나눠 지급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발표 후 반응을 보고 확대하겠다는 셈법도 엿보인다.

반대 의견을 극복하기 위해 일을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이른바 '살라미(Salami) 전술'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경기 파주시 금촌역 광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가 올해 발표한 최소생활비 지원 성격 공약은 △농어촌 기본소득 △청년 기본소득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장년수당 크게 네 가지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농어촌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에게 1인당 연 100만 원 이내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청년 기본소득은 만19세~29세 청년에게 연간 100만 원을, 문화예술인에겐 연 100만 원을 준다는 것이다. 장년수당은 만 60세 퇴직 후 공적 연금을 받기 전까지를 대상으로 연 120만 원을 지급하는 공약이다.

소요 재원을 추산해 마련 방안을 제시한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이 후보는 농어촌 기본소득과 관련해 "(농어촌 기본소득) 60만 원을 1000만 명에게 지급하고 50%를 지원할 경우 3조 원이 드는데 농어촌발전특별회계 등으로 예산을 마련하면 현재 예산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청년 기본소득 예산은 만19세부터 29세까지 인구 약 700만 명 기준, 7조 원 정도로 추산했다. 이 후보는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예산에 대해서는 "대상이 아주 협소하기 때문에 일부 언론이나 국민이 걱정하는 것처럼 예산 부담은 크지 않다"고만 말했다. 장년수당은 부부감액 폐지, 임플란트 확대 비용을 모두 합쳐 "연간 3조 원대 정도에 불과해 충분히 세수 자연증가분으로 감당할 여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또 '신복지 공약'의 하나로 아동수당 대상을 만 18세까지 확대하는 공약을 내놨다. 올해 기준,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은 0세부터 만 8세까지 273만 명이 대상이다. 연간 3조2760억 원이 든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0세부터 만 18세까지 인구 수는 약 819만이다. 공약이 실행되면 546만 명 가량이 추가로 혜택을 받는다. 약 6조552억 원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기본소득과 관련해 집권 시 임기 말까지 연간 100만 원, 내년부터는 연간 25만 원을 지급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국민이 반대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며 "단계적으로, 국민 동의를 전제로 하겠다"고 말했다. 직능별, 연령별로 나눈 기본소득 정책을 발표하는 건 국민 공감대를 넓혀가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공약에서만 파악되는 추가 소요 예산은 합치면 16조 원에 달한다. 올해 복지부 예산안이 96조9377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적은 비중은 아니다. 정책 효과나 재원 마련에 대한 논란이나 비판을 우회하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26일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정부 때 노인 기초연금을 도입했듯 사회적으로 취약 계층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먼저 추진하겠다는 의도지 논란을 피하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복지원 여부 등은 아직 검토되지 않아 실제 소요 예산은 더 적을 수 있다"며 "효용성이 판명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보편적 기본소득이 실시되면 그 부분도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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