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날 출당시켜 달라"…윤핵관과 갈등 정점으로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1-23 10:15:42
"윤핵관이 준동해 출당시켜주면 맘이 더 편할 것"
관계자 "尹, 洪 요구 수용하려는데 尹측근들 틀어"
'윤핵관, 재보선 공천 주도권 쥐려고 洪 배제' 관측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23일 "차라리 출당이라도 시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소통채널 '청년의 꿈'을 통해서다.
"이 나라 미래가 없다", "끝까지 믿고 따르겠다"는 지지자들의 응원에 '욱'하며 격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내 발로는 못 나가겠다"며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을 저격했다. 그는 "권영세 (선대본 총괄본부장 겸 사무총장) 말대로 차라리 윤핵관들이 준동해 출당시켜주면 맘이 더 편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홍 의원은 윤 후보 측근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자신이 쓴소리하면 '이간질', 돕겠다면 '욕심'으로 윤 후보 측근들이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쫓아내라"는 게 홍 의원 주장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홍 의원은 윤 후보측에 속았다라는 배신감과 마음의 상처, 정치적 실망감 때문에 더 이상 함께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윤 후보가 지난 19일 만찬에서 홍 의원 건의를 수용하려는 듯 했는데, 나중에 윤핵관들이 틀어버려 '원팀 구성'이 깨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 지지율이 올라 판세가 유리해지자 윤핵관들이 표의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홍 의원과 굳이 손잡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만찬에서 3·9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 서울·대구 공천과 처갓집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 등을 주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만찬에서 윤 후보가 홍 의원에게 상임고문이지만 사실상 선대위 총괄역할을 제안했고 긍정적 답변도 들었다"며 "윤 후보는 국회 본청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을 제공하겠다고 화답하며 홍 의원에 '뭔가 말씀 주실 것이 없냐'고 물었다고 한다"고 뒷 얘기를 소개했다. 그러자 홍 의원이 공천을 건의했고 윤 후보는 권 본부장에게 전화해 이를 전달했으며 권 본부장은 '알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만찬 후 권 본부장은 홍 의원에게 전화해 '너무 무리한 걸 요구한 거 아니냐'고 항의했고 홍 의원은 '내부적으로 논의해달라'고 했는데 다음날 권 본부장이 홍 의원을 겨냥해 공개 비판하면서 사달이 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수면 밑에서 잠복하던 재보선 공천 문제가 내분의 불씨로 전면 부상하는 흐름이다. 윤 후보 측근들이 공천 주도권을 틀어쥐기 위해 홍 의원을 견제, 배제하면서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공정 공천'은 홍 의원에게 '구태 프레임'을 씌워 밀어내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적잖다.
일각에선 홍 의원이 없어도 대선에 이길 수 있다는 윤 후보 측근들의 자신감, 자만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 의원에게 공천까지 배려하면서 원팀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인식이다.
공천 논의가 본격화하면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갈등도 불거질 수 있다. 이 대표도 공천권에 대한 지분을 갖고 있다고 여길 수 있어서다.
이번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대선 석달후 치러지는 지방선거 공천의 전초전 성격을 지녀 쉽사리 정리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방선거 공천은 국회의원 기득권과도 직결된 사안이라 인화력이 강한 난제 중 난제다.
재보선 공천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으면 내분으로 번져 선거 막판 윤 후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내에선 "윤 후보 지지율이 하락해야 원팀이 가능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비아냥이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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