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홍준표 공천 요구 사실상 거절…'원팀' 빨간 불

장은현

eh@kpinews.kr | 2022-01-20 14:46:32

洪, 서울 종로에 최재형, 대구 중·남구 이진훈 요구
尹 "공천은 공관위에서 정한 원칙에 따라 진행"
이양수 "공천 인사 추천했다고 다 되는 건 아냐"
권영세 비판에 洪 "방자하기 이를데 없다" 불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홍준표 의원의 '원팀' 구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홍 의원이 선대본 합류 조건으로 제시한 3월 재보선 '공천' 요구를 윤 후보가 사실상 거절했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20일 "공정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위원회에 맡기고 저는 공천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오른쪽)이 지난해 11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윤석열 대선 후보를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의 공천 요구에 대해 "공정한 원칙에 따라 한다는 입장을 기지고 있다"며 "공관위가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놨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나 대구 전략공천이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라는데 동의하냐'는 질문이 나오자 윤 후보는 "많은 전문가가 대통령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국정운영 역량이라는 게 보충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는 "전문성이 있는 의원들이 오면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는 면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선거를 어떤 식으로 치를 것인지에 대해 국민께 보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3·9 재보선과 관련해 당내에서 공천 파열음이 나온다는 지적엔 "파열음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저는 아직 듣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후보가 홍의원 제안에 대해) 훌륭한 분들을 추천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추천한다고 무조건 공천되는 게 아니라 합리적 의견 수렴과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구태를 벗어나 공정과 상식으로 새로운 정치 혁신을 이뤄내고 이를 통해서만 정권교체가 가능할 것이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을 받들어야 한다는데 홍 의원도 당연히 동의하리라 믿는다"고 부연했다.

홍 의원은 전날 윤 후보와 만찬을 함께하며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전략공천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만찬 직후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을 통해 "윤 후보에게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할 것, 처가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중앙 선대본 상임고문으로 참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공천 건을 제외한 두 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이 대변인은 "전적으로 공감하고 받아들이겠다는 것으로 이해해주고 별도로 공천 문제에 대해선 원칙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본부장은 "지금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제가 얼마 전 당의 모든 분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 바 있다"고 했다. 이어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읽힌다. 

홍 의원은 공천 요구와 관련해 논란이 커지자 "후보와 나눈 이야기로 나를 비난한다.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서다.

그는 "국민이 불안해 하니까 종로에 최재형같은 사람을 공천하면 깨끗한 사람이고 행정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고 국정 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믿음을 줄 수 있다)"이라고 해명했다. "국정 능력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 중 그런 사람들이 대선의 전면에 나서야 증거가 된다"며 "그래서 요청을 한 것"이라고도 했다.

홍 의원은 "명분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어 가지고"라며 "갈등을 수습해야 할 사람이 갈등을 증폭시켜서 되겠냐"고 쏘아붙였다. 권 본부장을 저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당 안팎에선 홍 의원이 선대본에 합류할 명분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부당한 요구로 혼란만 키웠다는 질타다.

선대본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와 상의하듯이 얘기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이렇게까지 얘기가 나왔다는 건 홍 의원이 최 전 원장, 이 전 청장을 원했다는 것"이라며 "무슨 권한으로 공천을 그렇게 요구하냐"고 반문했다.

그는 "홍 의원이 선대본에 합류하든 안 하든 크게 영향이 있을까 싶다"며 "원팀 메시지를 주지 못한다고 했을 때, 그래서 윤 후보를 뽑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한 정치 전문가는 "홍 의원이 실리를 요구했는데 아마 공천을 선매하는 듯한 모습이 나와 윤 후보가 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름다운 원팀이라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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