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선고 앞두고 '강제추행치상' 인정한 오거돈 "거듭 죄송"
임순택
sun24365@kpinews.kr | 2022-01-19 16:44:28
1월5일 오 측 변호인 '주장 철회서' 제출…19일 선고공판 변론 재개
부하직원 강제추행 혐의로 법정 구속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그동안 일관되게 부정해 오던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결국 인정했다.
오 시장의 이 같은 뒤늦은 입장 번복은 대한의사협회가 '강제추행과 피해자의 PTSD 간의 연관성'을 인정하는 의견을 낸 다음에야 나왔다는 점에서 거듭된 사과의 진정성마저 의심받는 처신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고법 형사2부(오현규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301호 법정에서 오 전 시장에 대한 항소심 5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당초 이날은 선고 공판으로 잡혀 있었지만, 오 전 시장 측이 지난 5일 강제추행치상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그간의 입장을 전격 철회하는 '주장철회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변론 기일로 바뀌었다.
지난달 13일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대한의사협회는 '오 전 시장의 강제추행은 피해자가 겪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의 직접적 원인에 해당한다'는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선고 공판일을 2월 9일로 미루고, 이날 변론을 재개해 오 전 시장 측 입장을 들었다.
이날 재판에서 오 전 시장은 강제추행치상죄를 인정했지만, 1심에서 내려진 징역 3년 선고형이 무겁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에 출석한 오 전 시장은 최후 변론으로 "피해자분에게 거듭 거듭 죄송한 마음뿐이다.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남은 인생은 피해자분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고개를 떨궜다.
검찰은 오 전 시장 측이 혐의를 부인해 왔던 것이 2차 가해에 해당한다며, 지난 달 13일 결심공판에서 구형했던 징역 7년을 유지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이 사건 항소심에 처음 응할 때부터 피해자의 은밀한 내적 영역인 진료 기록이 제3자의 평가대에 올려진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라면서 "피고인이 의도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피해자 입장을 대변해온 부산성폭력상담소 측 또한 이날 "재판 지연도 2차 가해다. 진정성 있는 사과인지, 감형을 받기 위한 사과인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오거돈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11~12월과 2020년 4월 직원을 추행한 혐의가 알려지면서, 2020년 4월 23일 시장직을 사퇴했다.
이후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던 오 전 시장은 두 번의 영장 기각 속에 시장 사퇴 9개월여 만인 2021년 1월 28일에야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6월 29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당시 1심은 피해자가 강제추행 범행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 정신적 피해를 본 것을 토대로 '치상'죄를 인정, 오 전 시장에 중형을 선고했다.
KPI뉴스 / 임순택 기자 sun2436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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