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팀 흔들?…"'이핵관'이 탈당 권유", '문빠 음모론'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1-19 10:04:29

정청래 "이핵관 찾아와 이재명 뜻이라며 탈당 권유"
당원 4369명, 李 직무정지 소송... "도덕기준 위반"
현근택, '문파가 李욕설 조작영상 제작' 음모론 공유
강성 친문·지지자와 이재명 측 반목·마찰 가시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이핵관이 찾아왔다"며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밤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핵관'은 '이 후보 핵심 관계자'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을 빗댄 셈이다. 윤핵관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립하며 내분 원인으로 지목된 윤 후보 실세 측근들이다. 민주당에서도 '핵관' 표현이 등장한 건 갈등의 조짐으로 읽힌다.

정 의원은 "내 사전엔 탈당과 이혼이 없다"며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했다. 또 "굴하지 않고 버티며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달 동안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참 많이 힘들게 한다"고 토로했다. "인생사 참 힘들다. 이러다 또 잘리겠지요. 아프다. 슬프다"라고도 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며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공적'이 됐다. 민주당 지도부와 이 후보, 정 의원도 사과했으나 불교계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정 의원 등 36명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조계사를 방문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서울 봉은사 스님과 신도 40여 명은 18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정 의원 사퇴를 외쳤다.

정 의원은 강성 친문 대표 주자다. 그가 '이핵관'을 공론화하며 '탈당 압박'을 폭로한 건 항의와 반격의 메시지로 읽힌다. 일각에선 강성 친문·지지층 내 '반이재명 정서'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당내 상당수 친문 의원과 강성 당원은 대선 후보 경선 때 이낙연 전 대표를 밀었다. 이중 일부는 경선 후에도 이 후보를 인정하지 않고 '내부총질'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 폭로는 강성 친문과 이 후보 진영 간 반목과 불신이 가시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자랑해온 '원팀 기조'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 의원 페이스북엔 글이 올라온 지 10시간만인 19일 오전 10시 10분쯤 댓글이 1000개 넘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탈당하지 말라"는 응원이 다수였고 "이핵관이 누군지 밝혀라"는 주문도 잇달았다. "대선 50일 앞두고 불교계와의 갈등, 이핵관이니 민주당내의 내분은 지지자의 분열로 이어질텐데 분열은 필패일텐데, 굳이 이런 글을 올리신 이유가…"라며 의구심을 나타내는 내용도 있었다.

스페이스 민주주의 김연진 대표 외 민주당 당원 4369명은 지난 17일 "이 후보가 민주당이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에 위반한다"며 직무 집행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냈다.

이 후보 측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 후보 대변인인 현근택 변호사는 가처분 소송을 언급하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경고했다. 

현 대변인은 또 페이스북에 음모론을 공유했다. 이른바 '문빠'라 불리는 친문 강성 지지자들이 이 후보가 욕설하는 딥페이크 영상(특정 인물의 얼굴, 목소리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합성하는 편집물)을 제작해 배포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 현근택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그는 '정피디'라고 하는 사용자의 글을 복사해 그대로 올렸다. 이 글에는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TV'가 "취재를 통해 이 후보에 대한 딥페이크 영상 배포 계획이 실행되고 있음을 파악했다" "해당 내용은 이 후보가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고 연결고리는 소위 '문파'로 불리기도 하며 '똥파리'로 비하 받고 있는 일부 세력에 의해 자행될 것이라고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도 라디오에서 "제가 최근 아주 중요한 제보 하나를 받았다"며 이 음모론을 거론했다. 그는 "누가 의뢰해 누가 납품받았는지와 '대깨문'이라는 연결고리가 가짜뉴스보다 큰 파장이 있다. 두고보자"라고 했다.

현 변호사의 음모론 공유에 강성 당원·친문 성향 지지자들로선 적대감이 쌓일 수 있다. 자신들에게 이 후보에 대한 딥페이크 음모·조작 책임 소재를 돌린 것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현 변호사 페이스북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벌써 넘은 건 이재명 그 작자"라는 등의 반박성 댓글이 달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가 촉박했는데도 지지율이 영 오르지 않아 이 후보 측이 무척 예민해지면서 책임의 상당 부분이 친문에게 있다고 떠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핵관에 해당되는 이 후보 측근 세력은 친문들이 선거를 강건너 불구경하거나 정 의원처럼 불교계표나 갉아먹으며 방해한다고 여긴다"며 "정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한 건 책임전가 일례"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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