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자영업자대출 상환유예 4차 연장說…커지는 부실 우려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1-18 16:35:24

이자 유예만 8400억…"부실 규모 수 조 달할 수도"
"4차 연장" 거드는 대선 후보들…"부실만 더 키울 듯"

대선정국과 맞물려 자영업자대출 만기연장, 원리금 상환유예 4차 연장설이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부실만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자영업자대출은 속으로 곪았다"는 진단이 중론이다. 연장을 거듭하면서 부실만 더 커진다는 우려다.

▲ 자영업자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혜택의 4차 연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자영업자대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잔액은 총 63조498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만기연장이 59조4670억 원, 원금 상환유예는 3조1962억 원, 이자 상환유예는 8355억 원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전체 금융권 잔액은 100조 원이 넘을 것"이라며 "지난해 초 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고 말했다. 

당초 자영업자대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혜택은 오는 3월 말로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방역 강화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커지면서 4차 연장설이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를 더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역 강화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탓에 무수한 자영업자들이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호프집을 경영하는 이 모(52·남) 씨는 "혜택이 종료되는 순간,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단숨에 폐업으로 몰릴 것"이라고 염려했다. 

대선 후보들도 거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지난 15일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자영업자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를 추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이날 소상공인 신년 하례식에 참석, 다양한 자영업자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유예 조치의 연장 여부가 이슈로 떠오르면, 두 후보 모두 반대할 것 같지는 않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이 무척 어려운 상태란 점이 금융권에서는 거꾸로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0.20%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속으로 곪아 있다"고 분석이 중론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원리금 상환이 연체될 때부터 부실 대출로 분류한다"며 "그런데 상환이 유예돼 있다 보니 부실이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예된 이자 8355억 원을 포함해 전체 부실이 수 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 잔액은 총 632조 원이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말(482조 원)과 비교해 2년 사이 31.2% 불었다.

특히 자영업자 중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27만2308명에 달했다. 다중채무자 수는 2019년말(12만8799명) 대비 2.1배 증가했다.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157조 원으로, 전체 자영업자대출의 24.8%를 차지했다. 

거듭된 금리 상승세는 자영업자들의 목을 더 심하게 조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기준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영업이익 대비 이자 비용이 8.48%포인트 늘어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금융완화조치의 정상화 과정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와 업황 부진에 직면해 있는 일부 가계 및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는 3월 말까지 종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대책 없는 재연장을 경계했다. 

하지만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압력이 점점 더 거세질 테니 결국 금융당국이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를 4차 연장할 거란 설이 유력하다. 재작년 3월 시작된 이 조치는 지금까지 세 차례 연장됐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결국 4차 연장은 거의 틀림없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거듭된 연장으로 부실이 눈덩어리처럼 커지고 있는데, 나중에 이 폭탄이 터질 때가 걱정된다"고 낯을 찌푸렸다. 

한 자영업자는 "방법은 '위드코로나'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 등부터 풀어서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늘어야 빚도 잘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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