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입자가 못 받은 전세보증금 5790억…'역대 최대'

김지원

kjw@kpinews.kr | 2022-01-18 16:15:12

지난해 집주인이 전세계약 만료 후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않은 전세보증금이 6000억 원에 가까워 연간 최대치를 경신했다. 

▲ 서울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내용이 붙어있다. [UPI뉴스 자료사진]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액수는 57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실적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최대치다.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은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HUG가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해준 뒤 추후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하는 제도다.

사고액은 실적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매년 늘고 있다. 2016년 34억 원에서 2017년 74억 원, 2018년 792억 원을 기록했다. 2019년엔 보증 가입자 증가와 함께 3442억 원으로 급증했다. 2020년엔 4682억 원, 지난해엔 5790억 원을 기록했다.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공적 재원으로 돌려준 보증금 액수가 5000억 원을 넘어선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과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전세보증금이 주택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웃도는 이른바 '깡통전세' 우려는 여전하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지난해 지어진 신축 빌라의 전세 거래(6642건)를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의 27.8%(1848건)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 90%를 웃돌았다. 강서구는 지난해 신축한 빌라의 전세 거래량 858건 가운데 646건(75.3%)이 전세가율 90%를 넘어섰다.

세입자가 이 같은 주택에 전세로 들어가면 계약 만료 후에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집주인이 담보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 있고, 경매된 금액에서 대출금을 갚은 뒤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보증금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셋값이 매매가를 넘는 경우에는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없어 전세 사기 피해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최근에는 세입자에게 반복적으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악성 임대인'도 상당수 파악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악성 임대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당국과 정치권은 과거 3년간 임대인이 2회 이상 보증금을 미반환해 HUG가 대위변제한 경우 임대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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