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결집보다 安 잡기?...송영길 '文정부 李 탄압' 발언 논란

조채원

ccw@kpinews.kr | 2022-01-12 16:17:33

이낙연·윤영찬 등 당내 친문계 반발로 균열 조짐
이낙연 "文정부 성취까지 사실과 달리 평가하면 안돼"
이재명 "의도 갖고 한 말 아닌듯…이해해달라"
송 발언 안철수 지지층 겨냥했다는 해석 나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대선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던 사람"이라고 말해 후폭풍이 거세다. 이낙연 전 대표와 당내 친문(親文) 세력은 12일 강력 반발하며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고 송 대표를 성토했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교육격차해소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송 대표는 전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연대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와 문재인 정부의 차별점을 부각하며 문제의 발언을 했다. 그는 MBC 방송에서 "안 후보가 무조건 정권교체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계속 강조한 것처럼 민주당 대표는 송영길로 바뀌었고,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기소돼 거의 (정치적으로) 죽을 뻔했다. (이 후보가) 장관을 했느냐, 국회의원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권교체라는 감정적 보복 심리가 아니라면 '과학기술 강국'을 주장하는 안 후보는 평생 검사만 하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접점이 나오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를 붙잡으려고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대표는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 혁신 비전회의에서 송 대표를 겨냥해 "적어도 민주당은 차별화 같은 선거전략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성취까지 사실과 다르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모든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취와 과오를 공정하게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 새로운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인 윤영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에서 이 후보를 탄압했다는 송 대표의 말씀은 아연실색"이라며 "사실과도 전혀 부합하지 않고 민주당 승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내부를 분열시키는 이런 발언이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는 질책이다. 윤 의원은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 전 대표 캠프 정무실장을 맡은 친문 인사다.

송 대표 발언이 당내 균열 조짐으로 이어지자 이 후보가 재빨리 수습에 나섰다. 그는 1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후 기자들에게 "송 대표가 검찰의 수사권 남용 얘기를 하시다가 약간 지나치신 것 같다"며 "무슨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하신 말씀은 아닌 것 같으니 적절히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정권교체론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비주류인 이 후보의 당선이 정권교체와 다름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대다수 유권자는 이 후보 당선이 '정권교체'라는 데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YTN 의뢰로 10,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 대상 실시) 결과 다자 대결에서 윤 후보는 39.2%, 이 후보 36.9%, 안 후보 12.2%, 정의당 심상정 후보 3%, 새로운물결(가칭) 김동연 후보 1.1%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집권 여당의 정권 재창출을 기대한다는 응답은 36.8%로 이 후보 지지율과 비슷하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송 대표가 '탄압'을 언급하면서까지 차별화를 부각한 건 안 후보 지지층, 특히 중도층 흡수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를 지지했던 2030세대와 두 후보 모두를 비토(veto)하는 중도층이 안 후보 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다"며 "결국은 정권교체에 방점을 찍은 안 후보 지지층을 향해 '이재명 정부도 정권교체'임을 설득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야권단일화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윤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안 후보 지지층으로부터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 후보가 안 후보와 코드를 맞춰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탈한 지지층 흡수를 노리는 것인데, 이들이 소수라도 결코 손해는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박 평론가는 "정권교체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현 정부에 비판적인 유권자들도 끌어모으기 위해 차별화 메시지를 내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라면서도 "이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대놓고 각을 세우는 것보다는 송 대표가 나서는 것이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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