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접종자·3차 접종 대상자 "맞지 말고 존버하자"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2-01-07 12:35:08
전문가 "사전 조율 없이 밀어붙인 탓에 반발 거세"
의사와 시민들이 방역패스 제도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심문이 7일 오후 3시에 열리는 가운데, 미접종자와 3차 접종 대상자들 사이에서 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버텨보자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방역패스 조치와 관련된 신청인과 피신청인 측 입장을 들어보고 수일 내로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집행정지는 행정청의 처분으로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법원이 그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을 임시로 막는 명령을 뜻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백신 접종 여부를 두고 고민하던 미접종자와 3차 접종 대상자들 사이에서는 "좀 더 기다려보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말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이달 안으로 3차 접종을 맞아야 하는 직장인 김 모(33) 씨는 "1차 때보다 2차 때 이상반응이 더 심하게 와서 힘들었다. 부스터샷을 맞으면 얼마나 더 힘들지 항상 걱정됐다"면서 "법원의 집행정지 소식을 접하고 최종 결과에 따라 다시 맞을지 말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육아휴직 중인 미접종자 이 모(36) 씨는 "친할아버지가 작년 여름 백신 접종 후 사지마비가 오면서 돌아가셨다. 그걸 보고 무서워서 지금까지 버텨왔다"며 "육아휴직이 끝나가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법원 결정이 나온 다음에 다시 생각해 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고 변이를 충분하게 막지 못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백신에 대한 믿음이 줄어들고 있다"라며 "방역패스 기간을 무리하게 설정하면서 시민들이 압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를 비롯해 1023명의 시민은 정부가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미접종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방역패스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판결이 나올 때까지 패스 시행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하면서 이날 심문이 이루어지게 됐다.
지난 4일 같은 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1심 선고 전까지 일시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조 교수 등이 신청한 집행정지는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시설 전반에 대한 것이기에 법원이 요청을 받아들이게 될 경우 사실상 식당 등 모든 다중이용시설을 방역패스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송정흡 칠곡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방역패스 강화 방안에 대해 기본권 침해 등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하는데 사전 조율이 미흡한 상태에서 밀어붙인 탓에 거센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접종은 꼭 필요하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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