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웬만한 병보다 힘들다" 李 탈모공약에 열광하는 탈모인들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2-01-05 16:49:55
건강보험공단 "형평성 등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지난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탈모치료제를 건강보험에 적용시키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이후 탈모인들 사이에서 이 후보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산하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에서 수렴한 국민의견 중 하나였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의견을 자신의 생활밀착형 공약 중 하나로 포함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탈모인들 사이에서는 "선거 안하려 했었는데 내 심정을 알아주는 후보가 있는 걸 알았으니 표를 줄 수밖에 없다", "공약이행률이 90%가 넘는다니 믿어보겠다", "이재명은 뽑는게 아닙니다. 심는 겁니다"와 같은 열띤 호응이 잇따르고 있다.
입시 스트레스와 함께 찾아온 탈모로 치료제를 10년 넘게 복용 중이라는 직장인 박 모(32)씨는 "치료제에 들어가는 돈만 매달 6만 원 정도 되고 그 외에 정기적인 검사 비용까지 하면 매년 90~100만 원 정도 비용이 든다"며 "탈모로 인한 자존감 하락, 우울증 등을 생각하면 건보료 적용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 모(30)씨도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강 씨는 "작년 다이어트를 위해 4개월 정도 식단 조절을 심하게 했었다. 머리가 많이 빠져 다이어트를 멈추고 원래 체중으로 돌아갔는데도 탈모가 지속됐다"며 "탈모는 병이 아니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내가 직접 당해보니 웬만한 병보다 정신적으로 힘들다. 탈모 치료비용도 스트레스 중 하나였는데, 해결될 것 같아 다행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일각에선 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재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건강보험 재정은 빠른 속도로 적자를 누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누적 흑자분 20조 원 중 10조 원이 5년 내 소진될 것이고 남은 10조 원도 2025년쯤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급여인 탈모 치료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되면, 미용, 성형 등 피부과 영역의 수많은 시술 및 치료들에 대한 급여화도 검토되어야 한다"라며 "건강보험 재정을 파탄낼 포퓰리즘 정치"라고 비판했다.
군대에서 처음 탈모 증상을 겪고 지금까지 탈모 치료제를 복용 중인 대학생 정 모(25)씨는 건강보험 재정 악화 지적에 "고통 받는 탈모인을 외면하기에 앞서 외국인 치료에 줄줄 새는 건보료 비용이나 먼저 따져보고 재정을 관리하는 것이 순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탈모 질환자는 2016년 12만2000명에서 지난해 23만3000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탈모 질환 총 진료비는 387억 원으로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6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정부에서는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나 지루성 피부염에 의한 탈모일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보험 적용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인과관계 확인이 쉽지 않아 탈모인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높았다. 탈모 치료를 질병 치료로 인식하기 보다는 미용 목적이 더 우선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의 탈모 공약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건강보험 적용 급여항목을 어느 범위만큼 하느냐에 따라 재원이 결정되는 것인 만큼 정확히 얼마나 재정에 부담이 될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탈모 외 다른 피부 질환을 가진 분들 입장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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