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에게 13억 갈취한 중국 국적 간병인 모자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2022-01-04 16:48:57

'전재산 양도' 유서도 제출…법원 징역형 선고

자신이 돌보는 치매 노인의 건강이 악화된 틈을 타 40대 아들과 공모, 은행 계좌에서 13억 원이 넘는 돈을 빼돌린 중국 국적의 60대 간병 여성과 그의 아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 수원 법조청사 전경. [수원지방법원 제공]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69·여·중국국적) 씨에게 징역 4년, 그의 아들 B(41) 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는 2019년 1월 자신이 돌보고 있던 고령의 치매환자 C 씨의 은행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500만 원을 이체하는 등 2020년 12월까지 218회에 걸쳐 10억91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C 씨의 치매 증상이 악화하면서 자신의 직업이나 학력 등을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이용해 아들 B 씨와 공모,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모자는 C 씨에게 자녀나 배우자 등 재산관리를 대신해 줄 사람이 없는 점 등을 이용했다.

A 씨는 또 2015년 치매에 시달려 사리 판단력이 없던 C 씨에게 "평소 내가 고생했으니 돈을 달라"는 취지로 말해 1억 원을 송금받는 등 2017년 11월까지 5차례에 걸쳐 2억3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한 혐의도 받았다.

이들이 C 씨로부터 빼돌린 돈은 모두 13억7000만 원에 달했다. A 씨는 재판에 앞선 경찰 조사에서 C 씨로부터 받은 것이라며 "재산 관리는 A 씨가 맡는다. 내가 죽으면 전 재산을 A 씨에게 준다'는 내용의 유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C 씨는 적어도 2014년부터 재산상 처분행위를 하기 어려운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고, A 피고인의 도움 없이 혼자서 송금행위를 하는 것도 어려운 상태였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급여일 외에 지속적으로 거액을 이체받은 경위나 C 씨의 건강 상태가 급속하게 악화한 2019년 1월부터 2020년 12월 사이 이체가 집중된 것으로 보아 C 씨의 건강상태를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취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간병인으로서 피해자의 치매 질환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장기간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 금액도 13억700만 원 상당에 이르러 죄책이 무겁다"면서 "그럼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K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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