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극빈층, 배운게 없는 사람 자유 필요성 못느껴"
장은현
eh@kpinews.kr | 2021-12-22 18:29:14
비난 나오자 "국가가 자유 소중함 느끼게 도와야 한다는 것"
이세종 열사 추모비 참배 제지당해…'전두환' 발언 여파 여전
이준석 사퇴 문제엔 "시간 필요해…가장 중요한 당무는 선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2일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자유주의 정당인데 자유를 침해하는 사람과도 함께 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답하면서다.
특정 계층을 폄하했다는 비난이 일자 윤 후보는 "그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자유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여건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당안팎에선 윤 후보가 또 말실수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전북대 학생들과 타운홀미팅(공개 미팅) 형식의 '윤 퀴즈 온 더 전북' 행사를 열었다. 그는 지역에 사는 청년들의 고충을 듣고 수도권 쏠림에 따른 부작용 등의 문제를 논의했다.
윤 후보는 'n번방 방지법 등 자유를 침해하는데 동의하는 사람과 국민의힘이 같이 갈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자유의 본질은 일정 수준의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있어야만 존재한다"며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발언은 돈 없고 못배운 사람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들릴 수 있어 논란을 불렀다.
윤 후보는 취재진이 발언 취지를 묻자 "그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도와드려야 한다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사는 게 힘들고 끼니를 걱정해야 한다면 자유를 느낄 수 없다"는 논리다.
과거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윤 후보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예로 들어 부연하기도 했다. "5·18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항쟁이었다고 보고 저는 자유민주주의 아닌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윤 후보는 전북대 첫 일정으로 5·18 최초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 표지석을 참배했다. 당초 추모비를 찾을 계획이었지만 일부 단체의 격렬한 반대로 자리를 옮겼다. 표지석에서 그는 묵념한 뒤 금방 자리를 떴다.
전북지역대학 민주동문회협의회, 5·18 구속 부상자 전북동지회 등 관련 단체들은 "전두환 학살 옹호하는 윤석렬, 5·18 영령은 거부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학살자를 비호하는 윤석열은 돌아가라"는 구호도 외쳤다.
반대편에선 윤 후보 지지자들이 "가짜 유공자들"이라며 맞섰다. 고성을 지르며 몸싸움까지 벌였다.
윤 후보가 도착하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반대 측과 지지자 측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윤 후보는 결국 추모비가 아닌 표지석으로 이동했다. 표지석 방문 일정은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지난 10월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테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해 논란을 야기했다.
그는 지난달 10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제 발언으로 상처 받으신 모든 분들께 멀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후보 방문에 항의하는 일부 시민이 묘지 길목을 막아 윤 후보는 추모탑까지 가지 못했다.
윤 후보는 전북대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직 사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선거 때 가장 중요한 당무는 선거가 아니겠냐"며 "이 대표가 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당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이 이 대표를 만류했고 저도 조수진 의원에게 깊이 사과하고 설득을 잘 하라고 했다"며 "그러나 현 상황에선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하기보다 시간이 조금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후보가 직접 이 일에 관여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고 전했다.
KPI뉴스 / 전주=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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