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역풍 자초하나…불법도박 李 아들 '과잉 옹호' 도마에

조채원

ccw@kpinews.kr | 2021-12-21 16:20:34

현근택 "30대 남자, 알바해서 3000만원 못 벌겠느냐"
2030세대 현실·정서에 동떨어졌다는 비판 일어
정의당 "이게 이재명이 인식하는 청년 현실이냐"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 장남 관련 의혹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나온 발언들이 논란을 빚고 있다. 장남 이 씨는 불법도박과 성매매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후보의 '반성 모드'와 딴판인 '과잉 옹호' 태도가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마이클 센델 하버드대학교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의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선대위 현근택 대변인은 21일 T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이 씨 자산 형성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데 대해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라면 30대가 된 남자가 2000~3000만 원 못 벌겠느냐"며 "알바해서라도 그 정도 벌 수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현 대변인은 "범죄 행위가 관련된 거라면 당연히 문제가 되겠지만, (이 후보 장남이) 30살이다. 그동안 일도 안 하고 가만히 놀았겠느냐"며 "이걸 자꾸 도박하고 연결하는 것은 억측"이라고 말했다. 이 씨가 경제활동으로 돈을 벌었을 가능성을 배제한 채 도박 수익으로만 연결짓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허정환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8일 논평에서 이 씨가 2019년, 2020년 2년 간 8878만 원의 재산이 증가했다며 자금출처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19일 이 후보가 2019년 장남에 5000만 원을 증여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은 8878만 원에서 5000만원을 제외한 3878만 원 출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물론 이 씨가 정당한 경제활동으로 돈을 벌었을 수 있다. 그러나 '30대 남자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2000~3000만 원 돈 버는 것은 일반적'이라는 식의 발언은 대부분의 2030세대가 처한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상당수 2030 청년들은 알바 자리도 찾기 쉽지 않은 데다 빚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중 일용근로자는 123만8000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7만5000명 감소했다. 일용근로자란 근무 기간이 1개월 미만으로 주로 식당이나 건설 현장 등에서 종사하는 대표적 '알바'다. 이 중 2030 청년층에서만 일용근로자가 10만3000명 감소했다. 이들이 많이 종사하는 대면 서비스업 일자리가 줄었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에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특히 2030세대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는 얘기다.

30대 사회 초년생이 2000~3000만 원의 예금을 보유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2020년 기준 세대당 평균 부채는 20대 3479만 원, 30대 1억82만 원이다. 아들에게 5000만 원을 선뜻 줄 수 있는 부모의 유무를 따지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2030세대는 빚을 짊어지고 사회생활을 한다. 허 부대변인의 논평에 따르면 이 씨가 해당 기간동안 수익을 창출할 만한 경제활동을 한 것은 2019년 금융회사 인턴 6개월 뿐이다.

비슷한 세대 청년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이해 없이 이 씨를 일반적 사례로 말하는 것은 '과잉 옹호'다. 장남 문제에 연일 몸을 낮췄던 이 후보의 반성, 2030 현실을 공감하려는 소통의 진정성도 의심받을 수 있다.

정의당 김창인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 대변인 발언에 대해 "청년들이 취업해 받는 첫 월급이 200만 원 이하인 경우가 73.3%인데 서울시가 발표한 '2022년 서울형 생활임금'이 월급 225만94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 네 명 중 세 명은 최저생활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을 받으며 직장생활을 시작하는데 3000만 원 벌지 못하면 비정상적이라는 게 이 후보가 인식하는 청년들의 현실이냐"고 질타했다.

민주당의 '무리수 발언'은 이번만이 아니다. 과잉 옹호가 되풀이되다보니 역풍을 맞을 우려가 제기된다. 여성학자 출신인 권인숙 의원은 16일 이 씨가 작성한 '여성 비하' 게시글과 여성혐오적 발언에 대해 "그런 식의 발언들은 너무 많이 경험해 굉장히 안타깝지만 평범하기도 하다"고 강변했다. 이 씨의 개인적 사례를 마치 20대 남성들의 평범한 일상문화인 것처럼 일반화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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