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명이네 마을', '윤식당' 온라인 경쟁 후끈…2030 반응은 '글쎄'

장은현

eh@kpinews.kr | 2021-12-15 18:44:14

이재명 '재명이네 마을-커피숍' 통해 국민 물음에 답변
윤석열, '윤식당' 열고 국민 초대해 직접 요리하며 소통
安 '안철수를 팝니다' 프로젝트…현장 찾아 의뢰 해결
청년세대 반응은 미지근…"우리 잘 알지도 못하면서 '형'?"
"젊음 부각하려 새로운 것 만들지 말고 일상성 보여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온라인 유세 경쟁이 치열하다. '재명이네 마을'과 유튜브 콘텐츠 '윤식당'이 전진 기지다.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2030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모바일 서비스 '철수마켓'으로 틈새를 노리고 있다.

효과는 미지수다. 후보들은 일찍이 '석열이형', '찰스형' 등 친숙한 호칭을 내세우며 청년에게 구애했지만 적극적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다. 되레 '보여주기 행사', '쇼'라는 부정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중 온라인 소통 플랫폼 '재명이네 마을'에 올라온 글을 읽고 있다. [유튜브 '이재명TV' 캡처]

이 후보는 지난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 소통 플랫폼인 '재명이네 마을' 홈페이지를 찾아 글을 읽고 답변하는 라이브 방송을 했다.

그는 "재명이네 마을이 문을 열었단 얘기는 들었는데 (참모들이) 들어가보라고 해 들어와 본다"며 '커피숍'이라는 메뉴에 국민들이 올린 글을 살폈다. '후보님 머리카락 색깔 왜 바꾸셨어요? 옛날 색이 훨씬 좋았는데 다시 바꾸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에 그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윤 후보보다 젊은데 더 나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아서요"라고 답변을 남겼다.

'깜짝 라이브 방송'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월부터 시작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행보 중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이용해 지지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것이다.

윤 후보는 직접 요리를 하며 국민과 대화하는 유튜브 채널 '윤식당'을 이달 중 공개한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게스트를 초대해 요리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콘셉트를 본뜬 프로그램이다. 검사 출신으로 다소 딱딱하고 강해 보이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근한 '형'의 모습을 부각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유튜브 라이브방송 '석열이형TV'은 지난 15일 시즌2 첫 방송을 했다. 2030 남성들에게 큰 지지를 얻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함께 출연해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와 만나러) 울산에 내려갈 때 대표님과 잘 될 거란 확신이 있었다. 우리 두 사람 사이엔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뒷얘기를 전했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후보에 대해 다른 사람이 하는 얘기를 전혀 듣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화답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홍보팀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지자들과 소통하고 국민들에게 정책과 관련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 홍보팀이 '여성으로 살면서 힘든 것'이라는 주제를 띄우면 국민들이 '살이 빠져도 뭐라하고 살이 쪄도 뭐라 하고', '머리 짧으면 왜 남자처럼 짤랐냐는 말' 등 자신이 느낀 바를 메시지로 전달하는 식이다. 

안철수 후보는 '안철수를 팝니다'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철수마켓' 모바일 웹페이지를 통해 국민들이 후보가 해주길 바라는 것을 의뢰하면 직접 현장을 찾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현재 홈페이지엔 '학교에 데려다 주세요', '공부에 흥미를 잃어버린 저 좀 도와주세요' 등 재치있는 글들이 접수돼 있다. 

후보들이 디지털 소통 경쟁에 나서는 건 온라인과 친한 젊은세대를 타깃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해 표를 모으기 위해서다. 20~30대 청년들은 전 세대를 통틀어 '최대 부동층'이자 '스윙보터(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 못한 이들)'로 불린다.

그러나 일각에선 "2030에 대해 잘 모르면서 '형' 언급하며 '쇼하는 후보'는 보기 싫다"는 등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단기적 이벤트보다 후보의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는 게 소구력이 있다는 지적이다. 젊어보이려 '정치인의 선거철 위장술'에 대한 반감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윤희숙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내기대위) 위원장은 지난 14일 유튜브 '쓴소리 신장개업'에서 윤 후보에 대한 청년들의 비판 의견을 들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석열이형TV' 캡처]

30대 철학자 노정태 씨는 "청년들이 왜 윤 후보에게 열광하지 않을까 이유를 찾아보면 우선 대다수 2030은 '석열이형'은 내 형님이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교수 아들로 태어나 검사라는 엘리트로서 요직을 밟는 등 결과적으로 꽃길만 밟은 인생이고, 이러한 거리감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한 청년은 댓글을 통해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가 아는 척을 하면 짜증나는 것처럼 청년들 잘 모르면서 형이라고 쇼하는 후보는 더 짜증난다"고 말했다. '진정성'이 없다는 뜻이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16일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후보들의 온라인 소통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일상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매타버스, 철수마켓 등 후보들이 자꾸 젊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데 그보다 우리도 여러분과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며 "철수마켓만 보더라도, 당근마켓에 안 후보를 판다고 올릴 게 아니라 후보도 당근마켓을 평소에 이용한다는 걸 보여줘야 플러스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 당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패딩을 입고 털장갑을 낀 사진이 화제가 됐던 일화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샌더스 의원같은 모습으로 다가가야지 일상성이 없는 상태로 '보여주기 행사'를 하면 감흥도 없고 공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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