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평가원이 틀렸다"…수능 생명과학Ⅱ 출제오류 인정
김명일
terry@kpinews.kr | 2021-12-15 15:24:33
법원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의 정답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해당 문제는 응시자 전원에 정답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수험생 A 군 등 92명이 "수능 정답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5일 이같이 판결했다.
평가원은 "해당 문제에 객관적 하자가 있지만 정답을 구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기각하고 출제 오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문제에서 조건이 잘못 제시됐다"며 "평균적 수험생 입장에서 '조건이 잘못 제시된 하자'는 답을 정하는데 실질적 문제"라고 말했다.
또 "출제자 의도와 다르게 문제를 푼 학생들도 존재한다"며 "이들 역시 논리성과 합리성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근거로 정답을 5번으로 선택한 수험생과 나머지 수험생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정답 유지보다 취소가 더 가치가 있다는 판단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정답을 유지하면 수험생들이 시험 중 오류를 발견했을 때 불필요한 고민을 할 것"이라며 "사고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출제자가 의도한 방법을 찾는 데에만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문제는 수학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평가 지표로서의 유효성을 상실했다"고 결론내렸다.
논란이 된 생명과학Ⅱ 20번 문제는 동물 종 두 집단에 대한 유전적 특성을 분석해 멘델집단을 가려내는 것이다. 계산 과정에서 특정 집단의 개체가 음수(陰數)가 되기에 보기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집단이 존재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고, 5번 선택지만을 정답으로 인정한 평가원에 소송이 제기됐다.
재판부는 17일 본안 소송을 선고할 예정이었지만, 대입전형일정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일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김명일 기자 terr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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