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소상공인 경영 '악화일로'…대출 상환 유예 또 연장되나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12-14 16:41:04
"매출 발생해야 빚 갚는다"…방역 강화에 추가 연장 목소리 높아져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빚으로 근근히 버티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지원 건수는 총 105만8000건(중복·복수 지원 포함)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말의 44만1000건에 비해 두 배 넘게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지원액도 130조4000억 원에서 261조2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건설자재 납품업을 하는 A(58세·남) 씨는 "코로나19가 이토록 장기화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날이 갈수록 빚만 쌓여가는 상태"라고 한숨을 쉬었다.
호프집을 경영하는 B(52세·남) 씨는 "2년 간 빚으로 버텼다"며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가 아니었다면, 벌써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위에 빈 상점이 너무 많아서 거리 자체가 썰렁할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올해 11월 들어 '위드 코로나'로 잠시 숨통이 트이나 했지만, 곧 신규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출현하고 방역지침이 강화되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영도 재차 위협받고 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영실적 및 재무 상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빚으로 근근히 버티는 형국이라 관련 대출이 대거 부실화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이에 따른 리스크도 매우 커졌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이 40.9%에 달했다. 전년말(36.6%) 대비 4.3%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올해 한계기업 수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당국 역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 부실화 위험이 매우 높다"며 "현재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를 받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영·재무상황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결과는 내년초 나올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종료 후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여론이 강하다.
"매출이 있어야 빚을 갚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B 씨는 "위드 코로나가 완전히 안착돼야 비로소 연착륙을 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상태에서는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가 끝나는 순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A 씨도 "현재로서는 빚을 갚기는 커녕 생활비 마련조차 버겁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기 전까지는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가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가 6개월 더 연장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시작한 유예 혜택은 이미 세 차례 연장됐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내년 3월에 대통령선거가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결국 상환 유예 혜택이 추가 연장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매번 은행은 염려를 표했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이 압박하니 거듭해서 연장 조치를 받아들였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예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상환 유예 조치의 추가 연장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완전히 배제했다는 의사는 표하지 않았다. 그는 "차주가 폐업하기보다 다시 회복해서 빚을 갚는 게 은행에도 좋을 것"이라며 "양자에게 모두 우호적인, 최선의 방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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