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실손보험료 ↑…당국-업계 '빅딜' 이뤄질까?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12-13 16:31:31
실손보험, 업계 "대폭 인상 필요" VS 당국 "기존 인상 효과 지켜봐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오는 16일 만난다. 정 원장 취임 후 첫 손해보험업계 간담회다. 초미의 관심사는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실손의료보험료 인상 여부다.
둘 다 민간보험이라 원칙적으로는 각 손보사들이 자율적으로 보험료를 결정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라 소비자들이 사실상 준조세로 인식하며, 실손보험도 가입자 수가 약 3900만 명에 달해 무척 민감한 이슈다.
따라서 언제나 금융당국이 깊숙이 간여한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손보업계의 전체적인 수익성 등을 고려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유도할 부분이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10월말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이른바 '손보 빅4'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8.2~79.8%까지 낮아진 것에 주목한다. 흔히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으로 일컬어지는 약 80%보다 낮은 수준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손보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60% 넘게 급증한 부분에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화 영향이 컸다"며 "보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9~2020년 2년 간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8~9% 가량 올린 점을 감안할 때, 5% 정도는 내려도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손보업계는 펄쩍 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이동량이 감소한 점, 이달 1일 자동차 정비수가가 4.5% 인상된 점, 11~12월은 통상 폭설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되는 시기인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비수가 4.5% 인상은 보험료를 약 1% 올려야 메꿔진다"며 "이처럼 앞으로 손해율이 상승할 요인이 여럿이므로 좀 더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실손보험을 두고도 양자의 입장은 상반된다. 올해 3분기까지 손보사의 실손보험 영업손실(1조9696억 원)은 전년동기보다 10.4% 늘어났다. 생보사까지 더한 전체 영업손실은 약 3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연간 실손보험 영업손실 3조 돌파는 역대 최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실손보험료를 최소 20% 이상, 되도록 30% 정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작년과 올해에 걸쳐 실손보험료를 20% 가량 올렸다"며 추가적인 인상을 꺼리는 모습이다.
그는 "실손보험료 인상분은 갱신시점에 반영되는데, 보통 실손보험의 갱신주기가 3~5년이므로 그만큼 시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실손보험료 인상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보험금 누수 방지에 주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 차가 큰 만큼 오는 16일의 간담회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자동차보험료를 약간 인하하는 대신 실손보험료를 일정 수준 올리는 선에서 '빅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내년 물가상승률 관리 목표치를 기존 1.4%에서 2.0% 이상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고물가가 염려되고 있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반드시 관철시키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손보험료 역시 아무래도 두 자릿수 인상을 금융당국이 용인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주된 관측이다. 올해도 1세대와 2세대 실손보험료는 최대 22~23% 가량 올렸지만, 3세대 실손보험료는 반대로 낮추면서 전체적인 상승률은 약 9%로 조절했다.
실손보험은 크게 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된 1세대 실손보험,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2세대 실손보험,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판매된 3세대 실손보험, 2021년 7월부터 판매되고 있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 나뉜다. 4세대 실손보험은 아직 공식 판매된지 얼마 되지 않아 손해율이 40% 정도로 안정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는 2~3% 가량 인하하고, 실손보험료는 최대 9.9% 인상하는 선에서 금융당국과 손보사들이 타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강혜영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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