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두환 성과' 발언 논란…호남 표심 변수 되나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12-12 10:13:15
진중권 "비석밟고 난리치더니 全 찬양도 내로남불"
李 호남 지지율 60% 안팎…집중 방문에도 효과 미미
90% 압도적 지지 필요…'전두환 발언' 악재되면 낭패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전두환 경제 성과' 발언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찾아 "모든 정치인은 공과가 공존한다"며 전 씨의 '공'도 평가했다. 물론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친 행위는 중대범죄"라고 '과'도 분명히 했다. 야권에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무슨 차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12일 "대통령 후보자들이 우리 국민들이 피눈물로 일군 민주주의의 역사적 가치마저, 매표를 위해 내팽개치는 이런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윤석열, 전두환이 경제는 잘했다는 이재명"이라고 '빅2'를 싸잡아 질타했다. 그는 "이 후보가 전두환을 경제 잘한 대통령으로 재평가했다"며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되실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분들 얘기만 종합해보면 전두환씨는 지금이라도 국립묘지로 자리를 옮겨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두환의 공'이라니. 비석 밟고 그 난리를 치더니. 전두환 찬양도 내로남불"이라고 저격했다.
진 전 교수는 특히 "윤석열 발언을 비난하던 성난 정의의 목소리들은 다 어디 가셨냐. 그때처럼 한바탕 난리를 쳐야 맞는 거 아니냐"며 민주당과 친여 성향 단체 등을 겨냥했다.
윤 후보는 지난 10월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해 곤욕을 치렀다. '개 사과 사진' 파문도 일어 윤 후보는 정계 입문 후 최대 시련을 겪었다.
온라인 상에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 후보 관련 기사에 "또 내로남불", "민주당과 5·18 단체는 왜 조용하냐" 등의 댓글이 꼬리를 물었다. "이 후보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내용도 적잖았다.
이 후보가 TK(대구·경북)지역을 찾아 '전두환 발언'을 한 건 고향(안동)을 고리로 보수 표심을 공략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전 씨에 민감한 호남 민심이 반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의당 오승재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사과 한 마디 없이 세상을 떠난 전두환에 대한 오월 광주 영령과 유족들의 원통함과 분노가 가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특히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전두환 비석'을 밟고 한동안 멈춰 있는 모습도 연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윤 후보님은 존경하는 분이라 밟기 어려우셨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언행을 해놓고 전 씨 성과를 평가하는 건 호남인들의 불신감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50~60%대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흐름이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지난 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전주 조사와 같은 63%를 기록했다. 이 후보가 3박4일과 2박3일을 각각 할애해 광주·전남북을 샅샅이 훑었는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별 일 하지 않는 윤 후보는 오히려 8%에서 11%로 3%p 올랐다.
지난 8일 공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국민일보 조사(지난 6, 7일 실시)에 따르면 이 후보는 59.7%, 윤 후보는 13.6%를 얻었다. 한국갤럽·머니투데이 조사(6, 7일 실시)에선 이 후보 60.6%, 윤 후보 10.4%로 집계됐다.
KSOI·TBS 조사(3, 4일 실시)에 따르면 이 후보는 58.2%, 윤 후보는 25%였다. 대체로 이 후보는 50% 후반대에서 60% 초반, 윤 후보는 윤 후보는 10~20%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주자들은 90% 넘는 호남의 압도적 지지율을 발판삼아 승기를 잡았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호남의 '반문 정서'가 강해 애를 먹었다. 19대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호남 득표율은 그리 높지 않았다. 광주 61.14%, 전남 59.87%, 전북 64.84%였다. 지금 이 후보 지지율과 비슷하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필수라는 것을 이 후보도, 민주당도 잘 알고 있다. 야권은 이 후보의 전두환 발언 철회와 사과를 압박하고 있다. 윤 후보는 사과 요구를 외면하다 역풍을 맞았다. 이 후보의 선택이 주목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