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성 구속영장 또 기각…커지는 '공수처 무용론'
김명일
terry@kpinews.kr | 2021-12-03 11:46:56
법조계 일각 비판에 야권 공세 강화 '위기'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또 기각됐다. 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수사력의 한계를 또 다시 노출했다.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수사는 한층 동력을 잃게 됐다. 공수처는 수모를 넘어 존립 자체가 부정당할 판이다. '공수처 무용론'까지 회자하는 지경이다.
여론은 냉소를 쏟아냈다. 3일 보배드림 등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공수처가 보여준 것이 없다", "이러다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 '용두사미'가 될 것", "이쯤되면 공수처가 문제"라는 비판과 조롱이 잇따랐다.
야당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주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진욱 공수처장은 취임식 때 '여당도 야당도 아닌 오로지 국민 편만 들겠다'고 했지만 이 말을 믿는 국민은 없다"고 말했다. 또 "청부수사, 정치수사, 창작수사를 통해 대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공수처는 개혁 대상일 뿐"이라며 "대선 개입 행위를 멈추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이날 서보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공수처가 지난달 30일 청구한 손 보호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지난 10월 26일 청구된 영장에 이어 두 번째다.
서 부장판사는 이날 0시10분께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손 검사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첫 번째 영장 기각 사유와 똑같다.
공수처는 그간 압수수색 등 고강도 수사에도 결정적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 휴대전화와 태블릿PC를 확보했으나 잠금해제를 하지 못해 추가 정보를 얻는데 실패했다.
고발장 작성자조차 특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장 청구를 서두른 점이 패착이었다. 공수처는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 수사정책관이 윤석열 당시 총장의 지시를 받았는지, 수사정보정책관실 검사들에 여권 인사를 겨냥한 정보를 모으도록 지시했는지 등 구체적 증거는 여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특별검사 체제로 전환하거나, 윤 전 총장이 무혐의 처리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럴수록 공수처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는 '무용론'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공수처는 손 검사 및 관련자 소환 조사 등 보강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수사역량 부족' 지적을 받는 공수처는 대선 정국이라는 환경에서 시간적으로도 쫓기고 있다. 수사팀이 확신하는 '윗선' 등 의혹을 밝혀내지 못하면, 공수처는 더욱 궁색한 처지가 될 전망이다.
KPI뉴스 / 김명일 기자 terry@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