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완화해준다고 다주택자들이 집 내놓을까

김지원

kjw@kpinews.kr | 2021-12-02 17:40:54

"다주택 완화는 없다"더니 "검토중"으로 말바꾼 여당 지도부
대선용일 텐데 당내 일각선 "대선에 별로 도움 되지 않을 것"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을지도 의문…보유세 인상으로 충분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다주택자들까지 주택 양도소득세를 완화해줄 모양이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검토 중"이라고, 김성환 원내수석부대표도 "다주택자 양도세를 일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는 민주당의 '자기 부정'이나 다름 없다. 스스로 신뢰를 허무는 무원칙한 행태라는 비판이 당내에서도 나온다. 지난 5월 민주당 부동산특위에서 1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논의할 때 마지노선이 "다주택 완화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후퇴'를 검토하는 건 의심의 여지없이 대선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세금 깎아줘 '집 부자들' 표심도 잡겠다는 것일 테다. 민주당 지도부의 논리는 다주택자 양도세를 완화하면 매물잠김 현상을 풀 수 있는 거란 논리를 내세운다. 다주택자들이 비로소 집을 내놓을 거란 얘기다.

그러나 대선에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다. 진성준 의원은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다고 그것만 반영하면 선거에서 이길 것 처럼 얘기하지만 대선에서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을지도 불투명하다. 이미 양도세 중과 시행전 미리 처분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1년 줬지만 매물은 쏟아지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도 지난 1일 설명자료를 통해 "다주택자 중과를 유예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도세 중과 제도 도입 시 충분한 유예기간을 부여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 유예 조치가 시행될 경우 부동산 정책 신뢰도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도 했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양도세의 일시적 완화는 시장 매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 서울시립대(국제도시과학대학원) 교수는 "양도세 완화로 매물이 더 나오는 효과는 검증된 바 없다"며 "지금 국면은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고 금리가 인상되는 것만으로도 매물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문재인 정부는 입으로는 "집값 반드시 잡겠다"면서 임대사업자에게 온갖 특혜를 몰아줘 다주택자를 늘렸다. 이런 정책이 '집값 급등'의 불쏘시개가 됐다. 그래놓고 정권말 여당은 대선용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를 깎아주려 한다. [뉴시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시장에 물건이 나올 가능성은 높아진다"면서도 "정부가 원하는 만큼의 거래 활성화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집을 파는 다주택자들은 보유한 물건 중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덜 한 주택, 흔히 비선호지역이라 말하는 물건부터 정리할 것"이라며 "현재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라 매수자들이 신중한 상태이기 때문에, 다양한 물건이 나오지 않으면 매수자들은 (정부가)기대한 만큼 집을 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대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열린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조치는 정부 내에서 논의된 바가 전혀 없고, 추진 계획도 없음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야 유력 대선후보는 이미 완화쪽으로 기울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미 양도세 50% 한시적 인하 견해를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역시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시적인 양도세 완화는 효과가 없다"며 "선거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