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우선권이 뭐길래…선대위 진통, 尹·野 지지율 하락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11-16 11:29:38
김재원 "모든 권한 윤석열, 일종의 비상대권" 李비판
김종인 "산전수전 겪은 尹, 생각없이 하진 않을 것"
尹 45.4% vs 이재명 34.1%…尹 1.4%p ↓ 李 4.5%p↑
국민의힘 지지율도 하락…컨벤션효과 조기소진 분석
국민의힘이 선대위 구성을 놓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실력자 3명의 이견 탓이 크다.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여전히 '밀당 모드'다.
주도권·자리 싸움 모양새가 길어지면서 윤 후보와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흐름이다. 경선 '컨벤션 효과'가 내홍으로 조기 소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 지도부는 '당무우선권' 해석차로 으르렁거리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YTN라디오에 나와 '윤 후보 측의 당무우선권 얘기는 이준석 견제 아닌가'란 질문에 "후보가 아니라 자꾸 주변에서 소위 하이에나들이 그런 말을 한다"고 답했다. "저는 후보와 그런 표현을 써가면서까지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며 "이견은 굉장히 적은 상태"라는 것이다. 또 사무총장 역할과 관련해 "대선의 자금관리가 아닌 당의 자금"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재원 최고위원은 16일 "당헌 74조에 당무우선권은 (후보를) 모든 의사결정권의 최정점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당 업무전반에 대해 비상대권을 갖도록 만든 것이 당무우선권"이라고 반박했다.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다.
김 최고위원은 "당무우선권은 수 차례 발동해 왔었다"며 "이 대표가 어떤 뜻으로 그런 얘기를 한 것인지 몰라도 비상대권을 규정한 것은 맞고 지금까지 당무우선권을 두고 당에서 논란을 벌여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이 대표에 앞선다고 못박은 것이다.
당무우선권은 지난 19대 대선 때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발동한 바 있다. 2017년 5월 6일 홍 후보는 "당헌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해 오늘 내로 모든 사람의 징계를 다 풀고 다 입당시키겠다"고 밝혔다. 이틀 전 자신이 지시한 '친박계 복권', '바른정당 탈당파 입당'이 당 지도부의 비협조로 지지부진하자 당무우선권을 근거로 강행한 것이다.
자유한국당 당헌 104조는 "대통령 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 선거일까지 선거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하여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헌으론 제5장 대통령 후보자의 선출 규정 제74조에 해당한다.
대선후보가 당무에 관한 권한을 우선적으로 가진다는 사실을 명문화한 조항이다. 그러나 '선거 업무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라는 표현이 모호한 게 논란을 물렀다.
당내에선 김 최고위원 주장에 공감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당무우선권이라는 걸 쓸 정도 되면 당대표랑 대선 후보가 치고받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당무우선권이 빅2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기호 사무총장 교체를 둘러싼 신경전이 불거진 건 일례다.
일각에선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선대위 구성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후보가 자신감이 넘쳐 김 전 위원장이나 이 대표의 요구를 즉각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김 전 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윤 후보에 대해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람이니 (선대위 인적 구성 등을) 생각 없이 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당 안팎에 내가 안왔으면 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원톱'의 총괄선대위원장 밑에 정책·조직·직능·홍보 등 4, 5개 분야의 분야별 선대본부장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총괄선대본부장을 없애는 대신 선대본부장의 권한 분산을 기본으로 하는 선대위 구성안은 지지율이 높다는 오만한 자신감의 발로"라며 "혼란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윤 후보가 지지율이 떨어지면 비효율적 구조를 바꿀게 명약관화하다"고 단언했다.
여론조사공정㈜이 이날 발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윤 후보는 45.4%를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는 34.1%였다.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여전히 10%포인트(p) 이상 앞섰다. 그러나 격차는 지난주 17.2%p에서 11.3%p로 좁혀졌다.
윤 후보 지지율은 지난주(6~7일) 조사보다 1.4%p 떨어졌다. 반면 이 후보는 4.5%p 올랐다. 윤 후보에 대한 컨벤션 효과는 아직 유지되고 있지만 약발은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전주 대비 5.1%p 하락한 34.2%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2.6%p 오른 28.3%였다. 양당 격차는 13.6%p에서 5.9%p로 좁혀졌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국민의힘의 지지도 하락은 대선 후보 확정으로 인한 컨벤션 효과가 일부 사그라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정치 전문가는 "국민의힘이 컨벤션 효과를 살려나가야하는데, 선대위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거듭되면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윤 후보가 조속한 체제 정비를 마치지 않으면 지지율 하락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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