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여성 상의에 몰래 소변 30대…대법원 "강제추행 맞다"
김명일
terry@kpinews.kr | 2021-11-12 11:16:57
10대 여성의 상의에 몰래 소변을 본 30대 남성에 대법원이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했다. 1심과 2심은 "범행 당시 피해자가 인지하지 못했다"며 무죄 판결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김모(33) 씨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연극배우인 김 씨는 지난 2019년 11월 25일 충남 천안시에서 횡단보도에 서 있는 A(18) 양을 발견하고 따라갔다. A 양이 한 아파트 놀이터에 앉아있는 사이 김 씨는 뒤에서 몰래 다가가 상의에 소변을 봤다.
A 양은 두꺼운 옷을 입은 탓에 범행 당시에는 몰랐으나, 집에 와서 옷과 머리카락이 젖어있다는 걸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 씨가 연기와 관련해 동료와 말다툼한 후 화가 나 화풀이할 대상을 찾다, A양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1심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가 침해돼야 추행"이라며 강제추행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혐오감을 느낀 점은 알 수 있으나, 김 씨의 방뇨로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가 침해됐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라고 설명했다.
A 양이 피해 당시 그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으니, 강체추행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2심 역시 같은 이유로 1심을 유지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김 씨의 행위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고 추행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김 씨가 처음 보는 여성인 피해자의 뒤로 몰래 접근해 성기를 드러내고 피해자의 등 쪽에 소변을 봤다"며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라 밝혔다. 이어 "이는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 덧붙였다.
추행으로 인정한 데 대해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추행행위에 해당한다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침해됐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A 양이 사건 당시 몰랐다는 점에 대해서는 "행위 당시 피해자가 인식을 못 했다고 해서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봤다. 1·2심에 대해서는 "원심 판단이 '추행'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명일 기자 terr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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