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검' 논의 시동건 이재명, 대선전 특검 가능할까

김광호

khk@kpinews.kr | 2021-11-11 14:11:35

與 내부 의견 엇갈려…정성호 "수용 의지 표시한 것"
윤호중 "野 생각대로 특검을 하게 되지는 않을 것"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수사 조건, 국민 도리 아냐"
대선 전 어려울 듯…임명권 등 협상 난항도 예상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 '조건부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특검 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민주당과 이 후보 측이 공세적 카드로 대장동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애매한 입장을 통해 시간 벌기에 나선 것"이라며 특검 즉각 수용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는 지난 10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검찰 수사를 지켜보되 미진한 점, 의문이 남는다면 특검이든 어떤 형태로든 진상규명과 엄정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며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도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여야 협의를 통해 특검법을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 야당의 특검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당 내부에선 이 후보 발언에 대한 해석이 갈리고 있다. 특검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란 의견이 있는 반면 "검찰 수사가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강조한 것뿐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이재명계 좌장으로 선대위 총괄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정성호 의원은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건부 특검이라고 하는데 조건부가 아니라 특검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 의원은 '대선 전 특검을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즉답했다. 이어 "검찰 수사가 곧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야권이) 주장할 것이기 때문에 특검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후보가 표시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우선'이라는 메시지에 방점을 찍은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민형배 의원은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특검 가능성의 문이 열렸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민 의원은 "조건부라는 게 지금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라고 하는 게 아니냐"며 "그 얘기는 다른 말로 지금 수사부터 제대로 하고 그다음에 생각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특검법 협상을 하겠다"고 공언했던 윤 원내대표는 이날 한 발짝 물러났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에 먼저 (야당에) 연락할 이유는 (없다)"며 "연락이 오면 피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이 생각하고 있는 범위 만으로 특검을 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무조건 특검'을 외치며 이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이 후보가 궁지에 몰렸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국민의 확신에 따라 (거부하면) 선거를 질 것이고, 선거에서 지면 새로 탄생한 정부에서 어차피 엄정한 수사를 받을 테니 조건부 수용이라는 애매한 입장을 통해 시간벌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대장동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민주당이 검찰만 믿고 버티다 국민 여론이 잠잠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커다란 오산"이라며 "오늘 당장이라도 여야 원내대표가 특검법 처리를 위해 만나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검찰 수사 결과가 미진할 경우" 등의 조건을 건 것 자체가 '시간 벌기' 목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특검 시점뿐만 아니라 특별검사 임명권에 대해서도 여당을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여야 원내대표가 당장 만나더라도 특검 관련 논의가 진척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이 후보는 조건부 특검 수사 대상에 윤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LH 공영개발 포기 외압 의혹, 곽상도 의원 아들 퇴직금 50억 원 등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전히 특검 시기와 임명권, 수사 대상 등을 놓고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고 갈리고 있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무슨 부산저축은행 (수사)에 문제가 있나. 수사를 해서 나온 불법 혐의가 있나"라며 "그런 터무니 없는 조건을 달아서 물타기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도 특검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시기적으로도 너무 늦은 측면이 있고, 여야의 협상 진척이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들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특검에 대해 검찰 조사 결과 미진 시라고 조건을 건 자체가 당장 특검을 받아들이진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검을 실시한다 해도 대선 전 실시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특검을 넉달도 남지 않은 대선 전에 실시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특히 이 후보가 특검 도입에 조건들을 달아놔 여야가 협상에 들어가도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 소장은 "특검 카드는 이 후보가 대장동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측면이 강하다"며 "그러나 현 국면에서 지지율 제고에 크게 효과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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