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락앤락, 창업주 부인 소유 고급빌라 고가 매입 의혹

탐사보도팀

tamsa@kpinews.kr | 2021-11-04 15:46:47

천화동인 1호 소유 '판교 아펠바움' 62가구 소유주 전수조사
LS 구자열, 91세 노모에 30억 주택 매각…절세효과 노린 듯
[단독] 불스원, 안영환 슈마커 대표 집에 100억 가압류 신청

최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호가 성남 판교에 위치한 60억 원대 고급 타운하우스를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천화동인 1호 소유 타운하우스 '실소유주'와 용도 확인을 위해 지난 10월29일 이 타운하우스와 관리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천화동인 1호가 보유중인 타운하우스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위치한 '산운 아펠바움'이다. 천화동인 1호는 2019년 10월 '주식회사천화동인1호' 명의로 10XX동(지하 1층, 지상2층 연건평 433.59㎡·131평)을 매입했다. 이전 소유자는 사업가 권모 씨였다. 

천화동인 1호가 매입한 산운 아펠바움의 실소유주가 누군지, 누가 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천화동인의 실소유주는 따로 있는데, 1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라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 경기도 성남시 운중동'산운 아펠바움' 정문. '대장동 의혹'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호는 2019년 10월 이 '산운 아펠바움' 10XX동을 60억 원대에 매입했다. [문재원 기자]

'산운 아펠바움'은 분당 운중동 산운마을 일대 1만9146㎡(5792평) 규모 부지에 총 34가구로 이뤄진 최고급 단독주택 단지다. 2010년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가 분양했다. 전용면적 176~310㎡(53~94평·공급면적 365~792㎡)로 구성돼 있다. 분양가는 30억 원 후반에서 최고 80억 원대에 달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어 2012년 '산운 아펠바움'에서 불과 2.7km 떨어진 운중동 일대에 타운하우스형 고급빌라 '운중 아펠바움'을 분양했다. 2개 단지인 운중 아펠바움은 지하 1층~지상 4층 5개동에 총 28가구로 구성됐다. 운중 아펠바움의 분양가는 25억~33억 원 수준이었다.

산운 아펠바움과 운중 아펠바움은 서울 강남 지역까지 차량으로 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외부인과 외부차량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보안시스템이 잘 갖춰져 유명 기업인과 자산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덕분에 '판교 베벌리힐스'로 불리며 신흥부촌 대열에 올라섰다.

▲ 경기도 성남시 운중동 '운중 아펠바움'. [문재원 기자]


91세 노모에 집 판 구자열 LS그룹 회장


'판교 아펠바움'은 누가 소유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UPI뉴스가 산운 아펠바움과 운중 아펠바움 전체 62가구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천화동인 1호와 같이 석연치 않은 거래로 운중동 아펠바움에 입성한 이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구자열 회장은 2011년 11월 운중 아펠바움 20X동 4층(전용면적 239.71㎡·73평)을 매입해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3월, 10년 가까이 소유한 운중 아펠바움을 처분했다. 거래 상대는 모친인 문남(91) 여사다. 구 회장은 문남 여사에게 당시 시세보다 싼 29억5000만 원에 집을 팔았다.

지난 3월 운중 아펠바움 다른 호실(20X동 1층, 238.98㎡·72평)이 33억5000만 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구 회장은 시세에 비해 4억 원이나 낮은 가격으로 거래를 한 셈이다.

▲ 구자열 LS그룹 회장 겸 무역협회 회장이 10월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5차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무역협회 제공]

게다가 문남 여사가 그동안 구 회장 소유 운중 아펠바움 20X동 4층 바로 옆집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도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그가 운중 아펠바움 실거주를 위해 아들에게 집을 매입한 것이라면, 굳이 바로 옆에 위치한 자신의 집을 팔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문남 여사가 보유했던 운중 아펠바움은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이 2011년 11월 분양받은 것이다. 2012년 10월 구 명예회장이 별세한 이후 문 여사가 상속 받았다. 문남 여사는 2015년 11월 강모 씨와 김모 씨에게 집을 판다. 거래가는 올해 초 아들 집을 매입한 가격(29억5000만 원)보다 더 비싼 30억 원이었다.

구 명예회장 일가는 그동안 운중 아펠바움 두 곳(구자열 회장 명의·구평회 명예회장 명의)을 분양받아 한집처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자열 회장은 운중 아펠바움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구 회장은 대지면적 7166㎡(약 2168평), 연면적 427㎡(약 129평) 규모의 단독주택 부지를 1972년 매입했다. 그는 당시 만 19세 미성년자였다.

그렇다면 지난 3월 구 회장이 노모에게 자신의 집을 판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일각에선 다주택자 세금 부담이 늘어나자 절세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LS그룹 관계자는 "구자열 회장이 선친(구평회 명예회장)을 모시며 잠시 살았던 집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인 애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다른 사람보단 어머니에게 팔았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락앤락 로고

락앤락, 김준일 회장 부인 소유 집 고가매입

밀폐용기 전문업체 락앤락이 한때 운중 아펠바움을 소유한 이력에도 의문부호가 찍힌다. 락앤락은 2012년 10월 창업주인 김준일 전 회장(현 코비그룹 회장) 아내 김모 씨 소유의 운중 아펠바움(20X동 4층, 238.79㎡·72평)을 26억5000만 원에 매입했다.

당시 운중 아펠바움 거래가가 24억 원(2012년 5월, 20X동 3층, 238.98㎡), 22억2000만 원(2013년 4월, 20X동 2층, 238.98㎡)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락앤락이 오너 일가 부동산을 고가에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운중 아펠바움을 거래했던 2012년 김 전 회장은 락앤락 최대주주였다.

락앤락이 운중 아펠바움을 매입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 락앤락은 2012년 10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김 전 회장 아내 김 씨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거래목적은 '임직원 복리후생'이다. 그런데 락앤락이 매입한 운중 아펠바움 바로 옆집은 김 전 회장이 소유한 집이다. 락앤락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운중 아펠바움에 실제로 거주하고 있다. 회장이 살고 있는 곳의 바로 옆집이 임직원 복리후생에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락앤락 측은 "김 전 회장은 이제 회사와 무관한 사람이며 부동산 거래도 오래 전 일이라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안영환 슈마커 대표 집 100억 원 가압류  

평화로운 분위기의 판교 아펠바움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이도 있다. 바로 스포츠슈즈 매장으로 유명한 에스엠케이티앤아이(매장명 슈마커)의 안영환 대표다. 안 대표는 2014년 8월 산운 아펠바움을 한 채를 매입해 같은 해 12월 이사를 왔다. 지하 1층~지상2층을 합쳐 416㎡(126평)에 이르는 고급주택에 둥지를 튼 것은 성공한 사업가의 전형적 모습이었다.

▲ 안영환 에스엠케이티앤아이(매장명 슈마커) 대표 [에스엠케이티앤아이 제공]

UPI뉴스 취재 결과 슈마커와 법적 분쟁 중인 불스원이 안영환 대표의 자택에 100억 원 가압류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불스원은 2019년 7월 안 대표의 자택에 100억 원의 가압류를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를 받아 들여 가압류를 결정했다. 슈마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안 대표 현재 거주지는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소재 아파트로 돼 있다.

앞서 2019년 7월 불스원과 불스원의 최대주주인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안영환 대표를 상대로 350억4000만 원의 주식 매매대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UPI뉴스는 안영환 슈마커 대표를 상대로 100억 원의 부동산 가압류를 신청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불스원 측에 수차례 문의를 남겼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팀 조현주·남경식 기자 tam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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