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선후보 윤석열…'강골 검사'서 반문 진영 선봉으로
조채원
ccw@kpinews.kr | 2021-11-03 21:34:43
'강골 기질'로 권력 실세에 칼날…'좌천' 시련 맞기도
적폐수사 후 정권에 날 세우며 범야권 대권주자로
김건희와 늦깎이 결혼…본인재산 2억4000만 예금
살아있는 권력과 맞섰던 '강골 검사' 윤석열. '늦깍이 검사'로 출발해 검찰총장까지 오른 그가 5일 급기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입당 3개월에 불과한 정치신인이 제1야당 대선 후보가 된건 전례 없는 일이다. 자신을 임명한 문재인 정권과 충돌하며 반문의 상징으로 떠오른 결과다. 이제 그는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정권교체'의 사명을 두 어깨에 짊어지게 됐다.
1960년 서울에서 1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비교적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친은 윤기중 연세대 명세교수, 모친은 최정자 전 이화여대 교수다.
대광국민학교(현 대광초등학교)에서 소년기를 보냈다.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 친구는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동기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윤 후보가 속내를 털어놓는 몇 안 되는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중랑중학교에 들어가 2학년 때 충암중학교로 전학했다. 부친 직장이 있는 서대문구로 이사했기 때문이다. 충암고등학교를 거쳐 1979년 서울대 법학과에 합격했다.
군 복무는 1982년 부동시(不同視) 판정을 받아 면제됐다. 부동시는 양 눈의 시력 차이가 심하게 나는 장애를 말한다. 대학 4학년 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지만 2차에서 '9수'를 했다. 1991년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검사가 된 건 1994년. 나이 서른 다섯이 되던 해였다.
'늦깎이 검사'였지만 평검사 시절부터 굵직한 사건들을 맡으며 능력을 발휘했다. 1999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소속 검사였을 때 김대중 정부의 경찰 실세였던 박희원 경찰청 정보국장(치안감) 뇌물수수사건을 맡아 소환 하루만에 자백을 받아냈다.
2003년 광주지검 검사 시절 삼성·한화·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노무현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구속수사한 일도 잘 알려져 있다.
2006년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수사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특수통'의 면모를 키워갔다. 정몽구 회장 구속을 놓고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던 정상명 검찰총장을 찾아간 일도 회자된다. "법에 따라 정 회장을 구속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표를 내겠다"는 결기를 보여 뜻을 관철시켰다.
'특수통' 검사, 중앙정치 한복판에…정권과 각 세우며 野유력주자로
'특수통' 검사로 승승장구하다가 중앙 정치무대에 휘말린 건 2013년이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가 사건을 축소하려는 상부에 맞서는 '항명 파동'을 일으켰다. 그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어록'을 남겼다. 이 일로 2014년 1월 인사에서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그러나 2년 후 기회가 온다.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이 일어났고 여야 합의로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발탁돼 중앙으로 복귀했다.
2017년 다섯 기수를 건너뛰고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해 거침없이 '적폐 수사'를 벌였다. 이명박 정부 국정원 댓글 사건 후속 수사, 이명박·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 수사, 사법 농단 사건 수사 등을 줄줄이 몰아쳤다. 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이듬해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다.
적폐 수사의 공을 인정받아 2019년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그 해 '살아있는 권력'인 조국 전 법무장관과 그 일가를 수사하면서 집권세력과 대립하기 시작했다. 2020년 검찰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충돌하며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추·윤 갈등 정국'에서 두 차례나 검찰총장 직무에서 배제됐다.
'살아있는 권력 수사'와 '정권의 핍박'이라는 서사는 대권 주자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문재인 정권과 오랫동안 맞서다 지난 3월 검찰총장직을 던졌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지금 파괴되고 있다"는게 사퇴변이다. 그리곤 117일 만에 지난 6월29일 대권 도전을 선언하는 출정식을 가졌다. 30년 가까이 법조인으로 살다가 정치인으로서 '인생 2막'을 열어젖힌 것이다.
최대 무기는 반문(反文)구심 상징성…보수층·영남권·50대 이상 지지 두터워
최대 강점은 '반문 구심점'이라는 입지다. 현 정권의 탄압에 맞서 '혈혈단신으로 정권교체의 불씨를 살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스스로도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해왔다. 때릴수록 강해지는, 맷집도 있다고 했다. 잇단 실언과 준비 부족이라는 비판에도 좀처럼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다.
개혁보수와 합리적 진보, 중도까지 아우르는 확장성을 갖춘 '반문 거점'이 지향점이다. '공정'은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자 중도층과 탈진보층, 청년층까지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열쇠다.
유권자들은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외치는 그가 현 정권에서 더욱 심화된 구조적 불평등·불공정 문제를 뿌리뽑길 바라고 있다. 윤 후보는 대선후보가 되면 자신은 빚진 데 없는 '정치 신인'으로 과감한 정치개혁, 정당개혁을 이뤄낼 것이라고 수차례 다짐했다.
지역적 기반은 두 곳이다. 경선 초기부터 지지가 뜨거웠던 영남권과 부친 고향인 충청이다. '충청 대망론'은 뜨거워지고 있다. 이념적으로는 보수층, 세대로는 60대 이상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가족으로는 부인 김건희씨가 있다. 그는 2012년 52세에 늦장가를 간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는 스님이 연을 맺어줘 당시 40세였던 김 씨와 12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했다고 한다. 김 씨는 해외 유명 소장품과 미술품을 전시하는 회사인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대선주자 가족인 만큼 김 씨도 검증대에 올라 있다.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박사학위 논문 부정 의혹, 허위이력 기재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재산은 71억6900만원을 신고했다. 정부 공직자윤리위가 지난 3월 임용됐거나 퇴직한 전·현직 고위공직자 73명의 재산 등록사항에 따르면 2020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한 재산 신고액보다 2억6000만원 가량 늘었다. 이 중 2억5400만원은 김 씨 보유 부동산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의 공시지가 상승이 반영된 것이다.
재산은 대부분 배우자 김 씨 명의다. 김 씨는 아크로비스타 복합건물과 51억600만원 가량의 예금, 2억6000만원 상당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명의의 재산은 예금 2억4000만원이 전부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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