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분리·할증으로 이전 실손보험보다 혜택 적다는 인식 강해
전문가 "비급여 할증 적용 대상은 소수…대부분은 할인받는 구조"
"실손의료보험 2세대를 4세대로 바꾸면 큰일 나나요? 보험은 예전 것이 더 좋다고 들어서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의 내용이다. 이 글에는 "4세대는 최악"이라며 가입을 만류하는 댓글들이 상당수 달렸다.
A 씨는 "4세대 전환하지 말라"며 "첫 1년은 보험료가 싸지만, 그 뒤로부터 상상 초월이다"라고 적었다. B 씨도 "'난 병원 진짜 안 다닐 자신 있다' 하신 분들은 몰라도 바꾸지 말라"며 "미래를 알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실제로 4세대 실손보험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식이 매우 나빠 신규 가입 건수도 기존 보험보다 적은 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9월 삼성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5개 손해보험사의 4세대 실손보험 신규 가입 건수는 18만236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이후 신규 가입 건수가 월 평균 약 6만 건에 그친 것이다.
3세대 착한실손보험(2017년 4월~2021년 6월)의 경우에는 올해 1~6월 신규 가입이 101만2323건으로 월 평균 16만8000여 건을 기록한 것과 차이가 크다. 3세대와 비교해 4세대의 월평균 신규가입 건수 10만 건 가량 급감한 것이다.
기존 실손보험 계약자가 4세대로 갈아탄 전환계약 건 수도 지난 7~9월 3만7851건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1세대 구 실손보험(2009년 9월 이전)과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계약자가 3세대로 전환한 계약이 50만5061건인 것과 대조적이다.
월평균 기준으로 전환계약 건수는 4세대가 1만여 건, 3세대는 8만여 건으로 8배 가량 차이가 난다.
소비자들이 4세대 실손보험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혜택이 적다는 인식 때문이다.
4세대 실손보험은 과잉진료를 방지한다며 급여 진료 관련 보장은 확대하되, 비급여 진료는 의료이용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할증되도록 설계했다.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진료를 급여 진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비급여 진료라고 한다. 이런 설계는 실손보험이 큰 손실을 낸 원인 중 하나로 가입자의 비급여 진료 이용 증가가 지목됐기 때문이다.
▲ 4세대 실손보험의 비급여 의료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할인·할증 구간 [금융위원회 제공]
의료 이용이 많으면 자기부담도 증가한다. 주계약의 자기부담비율은 10%에서 20%까지, 특약은 20%에서 30%까지 늘어날 수 있다.
보험료가 과거보다 싸기에 병원을 자주 찾지 않는 이들에게는 4세대가 유리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병원 이용이 늘어나기에 후일 보험료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 앞으로 병원을 얼마나 자주 이용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섣불리 가입했다가 보험료 부담이 급증할 것이라는 걱정에 소비자들이 가입을 꺼리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우려와 달리 실제로 비급여 할증이 적용되는 대상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금융위원회는 시뮬레이션 결과 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중 4세대 비급여 할증이 적용되는 대상자는 1.8% 수준에 그친다고 추산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손해보험연구실장은 "4세대 실손보험에서 비급여 할증이 너무 강조돼서 이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며 "그러나 대부분은 할증이 아닌 할인을 받는 구조이며 일부만 할증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전 1년의 비급여 이용 내역에 따라 보험료가 결정되기 때문에 전년도에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아서 보험료가 올라도 다음해에 적게 이용하면 보험료는 내려간다"고 부연했다.
김헌수 순천향대 IT 금융경영학과 교수도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는 분들이나 여러 병원을 자주 가시는 분들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가입자들에게는 4세대 실손보험이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