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대장동 정면돌파
장은현
eh@kpinews.kr | 2021-10-29 17:19:31
"개발 이익 100% 환수토록 하는 법률, 제도 만들 것"
"민관개발 못했다면 국민의힘 500억 클럽 생겼을 것"
특검 반대…여론조사 특검 찬성 65%, 반대(25%) 압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9일 대장동 개발 이익금으로 조성되는 성남시 제1공단 근린공원 공사 현장을 찾았다. 대장동 개발 사업이 '공공환수 모범 사례'라는 점을 부각하며 각종 의혹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 후보는 "일부 관련자의 일탈이 있어 매우 유감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공공환수 사례라는 그 자체는 꼭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뒤 관련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이날 공원 조성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0년대 초반부터 민주당 김태년 의원을 포함해 성남 시민들이 공원화 시민운동을 10년 넘도록 진행했다"며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이대혁 전 성남시장이 이곳을 주상복합 아파트로 개발해 이익 100%를 민간이 가지도록 했고, 그래서 공원화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700억 원이 넘게 드는 토지 구입비, 공원 조성비용을 시의 사무로는 도저히 못했다"며 "그래서 대장동을 공공개발로 전환해 이익 대부분을 환수하고 그 비용의 일부로 공원화하는 계획을 세웠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당시 국민의힘과 언론이 워낙 공공개발에 반대해 결국 선택의 여지 없이 민간개발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냥 뒀으면 주상복합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 교통난에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당시 인허가를 받은 민간기업이 3000억 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가져갔을 것"이라며 "뒤에서 이를 지지하고 공원화를 막았던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이익을 나눠 50억 클럽이 아닌 500억, 700억 클럽같은 것을 많이 만들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공공이익 환수를 왜 비율로 하지 않고 정액으로 했냐'는 지적에 대해선 "그걸 배임이라고 하는 엉터리 주장도 있던데, 비용을 부풀리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개발 이익 100% 환수를 위한 법률, 정책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에서 개발이익 100%를 환수하도록 하는 법률도 만들고, 타당성이 보장된 공공개발에 대해선 공사채나 지방채 발행 한도에 예외를 둬 100% 환수하는 장치를 만들 것"이라며 "환수된 이익을 기본주택 공급이나 기반시설 확보에 반드시 투입하도록 강제하는 법령을 만들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방지 계획도 내놓았다. 이 후보는 "고위공직자의 경우 주식 백지신탁제도와 같은 제도를 도입해 필수 부동산 외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전부 다 팔든지, 위탁해 강제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간, 하위 공직자와 도시계획·국토개발계획에 관여할 여지가 있는 공직자에 대해선 '부동산 취득 사전 심사제'를 도입해 꼭 필요한 것 외에는 부동산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법률이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일정 직급 이상 승진이나 임용 시엔 필수 부동산 외 부동산을 가진 사람들을 제외하는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특검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검도 좋지만 구성하는 데 1~2달, 법을 만드는 데도 1~2달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대선 기간 정치 공방 소재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심은 이 후보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에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65%에 달했다. '특검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25%뿐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특검 도입에 찬성하는 비율(91%)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찬성이 41%였다. 무당층에서도 61%가 찬성했다.
이 후보의 대장동 사건 개입 여부와 관련해 '민간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개입했다'는 답변은 55%였다. '민간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한 의도는 없었다'는 답변은 30%였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자세한 내용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여론조사 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는 "검찰이 부정 비리와 관련해 돈을 추적해야 하는데, 돈을 추적하지 않는다"며 윗선의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황 전 사장은) 이상한 사기죄로 재판 받으며 그만둔 사람"이라고 단언하며 "신속하고 엄중하게 이 사건을 조사해야 하는데 자꾸 시간을 끌고 '카더라' 방송을 동원해 정치적으로 음해, 왜곡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 나라를 망치는 게 부동산 불로소득"이라며 "앞으로 국민들께서 누군가의 부당한 불로소득으로 나도 모르게 손실을 입는 일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