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실적 잔치'하는데…떡고물 못 챙기는 소비자들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10-29 17:15:29

대출금리는 '쑥'·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은행만 웃는다"

올해 은행들은 역대급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다. 매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막대한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만 웃고 있을 뿐, 은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 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세는 가파르지만,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 4대 시중은행이 올해 막대한 이익을 낸 반면 소비자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은행이 대출금리만 빠르게 인상하면서 예금금리는 느리게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UPI뉴스 자료사진]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4대 시중은행의 지난 21일 기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14~4.65%로, 1월 말(연 2.65~4.08%) 대비 하단은 0.49%포인트, 상단은 0.57%포인트씩 각각 올랐다. 

매월 전국은행연합회가 고시하는 코픽스를 기준으로 금리가 산출되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2.68~4.32%에서 3.07~4.26%로 하단이 0.39%포인트 상승했으며, 하단은 엇비슷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우대금리 축소로 하단부터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중금리가 오름세일 때는 보통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먼저 뛰고 신용대출 금리가 뒤따라가므로 신용대출 금리 상단도 곧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1년) 금리는 올해 1월 말 0.70~0.90%에서 29일 기준 0.85~0.90%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대출금리가 급등하는 사이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만 한 셈이다. 

특히 지난 8월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은행 대출금리는 즉시 반응했지만, 예금금리는 거북이처럼 느리게 움직이는 중이다. 

덕분에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크게 올랐다. 하나은행의 올해 9월말 기준 NIM은 1.40%로 전년말의 1.28%보다 0.12% 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0.07%포인트, 신한은행은 0.03% 포인트씩 각각 상승했다. 
 
은행의 NIM은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를 기준으로 산정되며, 은행 이익의 핵심 지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은행의 총자산에 NIM을 곱한 뒤 대손충당금을 빼면, 거의 은행 순이익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은 호실적 가도를 달렸지만, 예금금리가 오르지 않으니 소비자들에게는 '떡고물' 하나 떨어지지 않고 있다. 

대출금리 인상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때문이라고 변명하는 은행은 사실상 변화가 없는 예금금리에 대해서도 금융당국 핑계를 댔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탓에 대출을 늘리기 힘든 환경이라 예금의 필요성도 낮아졌다"며 "때문에 한동안 낮은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은행이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인색한 모습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현 상황에서 은행만 웃고 있을 뿐"이라며 "다음 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에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진풍경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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