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추모 물결…文대통령 "과오 적지 않지만 성과도 있었다"
김광호
khk@kpinews.kr | 2021-10-27 16:20:02
김종인 "역대 대통령 중 외교에 커다란 족적 남겨"
이준석 "전두환과 달리 추징금 납부…子 사과하기도"
5·18 유족대표도 빈소 찾아…정치권 조문 행렬 이어져
27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이준석,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이 조문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빛과 그림자가 있다"며 "결코 그 빛의 크기가 그 그늘을 덮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조문 배경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한 것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가시는 길이니까 같이 보내드리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빛과 그림자를 언급한 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다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생전 고인의 과오에 대해 쓴소리를 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방명록을 작성하지 않은 채 일단 분향소 안으로 들어섰다. 조문 절차를 마친 뒤 아들 노재헌 변호사를 먼저 찾아 악수했다. 상주들과도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노 전 대통령 재임기에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40분쯤 추도 시간을 가졌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상당한 기반을 갖추셨던 분이고, 역대 대통령 가운데 외교에 대해서는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고 노 전 대통령을 평가했다.
이 자리에는 김 전 위원장을 비롯해 노태우 정부에 몸담은 노재봉 전 총리나 '6공의 황태자' 박철언 전 의원 등 원로 정치인이 한데 모여 눈길을 끌었다.
이준석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공과를 함께 평가했다. 그는 "고인은 민주 정부로 대한민국을 이양하는 과정에서 역할이 있었다. 북방 외교 등으로 여러 성과를 낸 공이 있다"고 말했다.
또 "고인은 12·12 군사 반란 등에 참여한 큰 과가 있지만 전두환 일가와는 다르게 추징금 납부 노력을 지속했고 아들이 사과하기도 했다"며 "그분의 과를 오롯이 덮고 갈 수 없는 분들도 있지만 그런 노력 또한 달리 평가될 부분이 있다"고 부연했다.
안철수 대표는 "고인은 파란만장한 대한민국의 현대사와 영욕을 함께했다. 특히 북방외교를 개척하는 등 시대의 소명을 제대로 완수하신 분"이라며 "고인을 대신해 5·18 영령들께 무릎을 꿇고 참회한 가족분들께도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에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남선 씨도 모습을 보였다. 광주 5·18 유족 대표인 박 씨는 "5·18 광주 학살에 책임이 있는 전두환을 비롯한 어떤 사람도 지금까지 사죄 표명이 없었는데,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들을 통해) 그런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오늘 제가 조문 온 것"이라며 "이제 더 이상 어떤 책임이나 이런 것들을 물을 수 없는 시점이 되지 않았는가 해서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 민주당 송영길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추모 메시지를 내고 조문은 따로 가지 않기로 했다. 문 대통령 대신 청와대 유영민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조문했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과 12·12 군사쿠데타 등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방정책 추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성과도 있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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