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조준 홍준표 '도덕성' 전략…득될까, 독될까
장은현
eh@kpinews.kr | 2021-10-19 17:40:25
"윤석열, 온갖 비리에 휩싸여 있어…이재명 같아"
전문가 "도덕만으로는 한계…필승전략이 중요한 대선"
"尹 아닌 李에 대립각 세워야…도덕성 역공당할 수도"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의 선거 전략은 '도덕성' 차별화다. 'Clean(깨끗한) 후보 대 Dirty(더러운) 후보' 구도를 만들어 당내 경쟁자인 윤석열 후보를 이기겠다는 계산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맞서 승리하려면 각종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게 홍 후보 판단이다.
홍 후보는 19일 윤 후보를 향해 "온갖 비리에 휩싸여 있는 사람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보다"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하는 짓이 꼭 이재명같다"고도 했다.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지만 당 대선 후보가 선출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화살은 윤 후보를 겨누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홍 후보의 도덕성 전략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내 경쟁자가 아니라 이 후보와의 대결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조언이 적잖다. 윤 후보를 범죄자 등으로 칭하며 '흠집내기' 공세로 일관하다보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오는 11월 5일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약 20일 가량이 남았다. 현재 윤 후보와 양강 구도인 홍 후보는 핵심 지지층을 다지고 당심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윤 후보와 비교했을 때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는 강점으로 '도덕성'을 강조했다. 정치 입문 4개월 차인 경쟁자가 고발사주 등 각종 의혹에 휘말려 있어 불안하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도 받쳐주고 있다. 여론조사공정㈜이 이날 발표한 정례조사(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5, 16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으로 실시) 결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예측도에서 홍 후보는 38.6%, 윤 후보는 37.5%를 기록했다.
홍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가상 양자대결에선 49.6%를 기록해 이 후보(35.5%)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밖에서 따돌렸다. 홍 후보는 해당 업체의 조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이 후보를 앞섰다. 윤 후보(48.9%)와 이 후보(36.1%)의 양자 가상대결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의 후안무치 국정감사와 윤 후보의 아무말 대잔치를 보며 참 창피하다"며 "이런 사람들과 국가의 대사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홍 후보의 전략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통화에서 "홍 후보는 윤 후보가 아닌 상대 당 주자인 이 후보에 각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년 대선 경쟁이 정권교체냐 정권 재창출이냐 하는 '프레임 전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배 소장은 "국장농단 이후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진영 간 대결이 정점에 오른 대선"이라며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도덕성은 최선의 전략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홍·윤 후보의 지난 일대일 맞수 토론 당시 홍 후보가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도덕성을 지적했던 것을 '실패작'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홍 후보가 대구·경북 50~60대 이상과 여성 지지층의 마음을 잡으려면 자신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증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예로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포함해 국정 5년을 원만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 당내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 청년 대통령이 되겠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5년 내내 국정조사에 시달릴 테고, 윤 후보가 되면 정치적 빚이 많기 때문에 '껍데기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배 소장은 "홍 후보가 '이재명을 비롯해 부동산 부패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부동산 특별수사본부를 만들겠다고 하면 필승 전략이 되지 않겠느냐"며 "도덕성 전략은 크게 효과가 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홍 후보가 지지층 추이와 시대정신을 분석해 도덕성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만,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소장은 "고발사주 의혹 등에 처해 있는 윤 후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고, 60대 이상을 제외하고 전 세대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는 판단에 홍 후보가 도덕성을 내세우기로 한 것"이라며 "당내 경선에서도 나쁘지 않고, 이 후보를 공격할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또 "여야, 진보 대 보수 구분 없이 국민 전체가 일치된 의견을 보이는 '공정'이라는 가치를 고려해 전 연령층에서 지지세를 지키겠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그러나 이 전략 하나만 가지고는 '한 방'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덕성이라고 하면,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 수령 건과 같은 엄청난 부정부패뿐 아니라 '공정하지 않은 것'으로 읽히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정치인이 내세우거나 추진했던 정책이 전 계층을 위했던 것인지 아니면 어느 한 쪽으로 쏠려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는 부분까지도 '공정'에 포함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소장은 "이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홍 후보가 도덕성만을 강조한다면 오랜 정치 세월에서 논란이 됐던 부분도 상대 측으로부터 공격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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