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원희룡 vs 홍준표·유승민?…묘한 국민의힘 대선경선 구도
조채원
ccw@kpinews.kr | 2021-10-12 15:47:18
윤석열 무대응하며 원희룡 능력 공개 칭찬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4인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윤석열·홍준표 후보가 양강으로 1, 2위를 다투고, 유승민 후보는 '1중'으로 선두 진입을 노리고 있다. 원희룡 후보는 지지율 상승세를 타며 따라붙는 중이다.
유 후보가 12일 '정법 논란'을 꺼내며 윤 후보를 다시 몰아세우자 홍 후보도 지원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원 후보의 '대장동 전투력'을 높이 평가하며 손을 내밀었다. 본경선에서 윤석열·원희룡 대 홍준표·유승민 동맹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유 후보는 이날 '천공스승'과의 만남을 인정한 윤 후보를 박근혜·최순실과의 관계와 비교하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윤 후보와 '천공스승'의 연관성 지적이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비판에 대해 "이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국가 지도자가 국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사결정을 할 때 그 의사결정의 근거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시민은 굿도 할 수 있고 다할 수 있는데 국가지도자는 그러면 안 된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 공직자가 아닌 최순실이라는 사람의 말에 휘둘렸다는 데 국민의 분노가 촉발돼 탄핵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지금 하나님한테 기도를 해도 하나님이 자기한테 1위로 보낸다'는 등 정법 강의 내용을 거론하며 "저는 이런 분들 진짜 이상한 분 같은데 윤 후보의 상식으로는 이런 사람이 이상하지가 않은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홍 후보도 가세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어제 광주 KBS 토론에서 유 후보가 윤 후보에게 한 검증을 내부총질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한 비판"이라고 적었다. 그는 "대통령 후보를 검증하는 데 무슨 가이드라인이 있냐"며 "그 중차대한 자리에 갈 사람은 오히려 본인, 가족, 친지 등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허무맹랑한 '천공 스승'이라는 분이 국사(國師)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냐"며 유 후보의 문제제기에 힘을 실었다. '경쟁자' 윤 후보 공격에 가세하는 동시에 자신은 검증된 대선 주자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후보 측은 대응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천공스승 멘토설' 등 유 후보가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토론 말미에서는 "비방성 논의가 오간 데 대해 참 유감스럽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대신 윤 후보는 이날 원 후보를 공개 칭찬했다. 자신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원 후보와 합세해 홍·유 후보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윤 후보와 한 차례 이상 감정 싸움을 벌였던 홍·유 후보와는 달리 원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와 직접 충돌한 적이 없다. 반면 윤 후보와 선두 다툼 중인 홍 후보를 TV토론에서 수차례 공격하고, '버럭 깡통'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등 적대적인 모습이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원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 동영상을 봤는데 참 재밌었다"며 "많은 뉴스를 따라가다 보면 사건의 실체와 본질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원 후보께서 참 쉽고 재치 있게 설명해주셔서 좋았다"고 호평했다. 그는 원 후보가 어떻게 이처럼 문제의 핵심을 콕 짚어 요점을 잘 설명하는 능력을 가지게 됐을까 생각해봤다며 "국회의원을 세 번 하셨고 제주 지사를 두 번 역임한 공직 경험이 큰 도움이 됐던 게 아닌가한다"고 추측했다.
원 후보는 '손바닥 왕(王)자', '항문침', '천공스승' 논란에서 비교적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는 전날 CBS라디오에서 "토론이 이재명식 포퓰리즘과 아무 말 대잔치가 아닌 국민들의 어려운 삶과 고단함에 해법을 제시하는, 가슴과 머리의 토론이 돼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윤·홍·유 세 후보를 모두 비판했다. 이어 "윤 후보가 교회에 가서 두 손 모으고 기도를 했으니 토론 수준이 엉덩이나 손바닥이 아니라 가슴과 머리로 올라와야 된다"며 "제가 그것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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