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뇌물 폭탄' 터지나…野 '이재명 대선자금' 의심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10-08 10:21:20
"토건업자에게 8억3천만 받아"…액수확대 가능성
野 "유, 혼자 돈먹었겠나" "李, 돈받았다면 대선자금"
金·유 "돈 안주고 안받아" …李측 성남시 조치 요구
유원·친李 매체 동업 경위 의혹…檢, 유 역할 추궁
대선 정국에서 '유동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우선 뇌물 의혹의 액수가 불어나는게 심상치 않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지난 3일 뇌물과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영장에 적시된 뇌물 액수는 8억 원. 그런데 이 만큼 뇌물을 더 받은 단서가 포착됐다. 그렇다면 앞으로 또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유씨는 대장동 의혹의 키맨이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근으로도 지목된다. 그러나 이 지사는 직접 "측근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유씨가 측근일 수 있는 증언과 자료가 꼬리를 물고 있다.
국민의힘은 8일 "유동규 혼자 먹을 수 있는 돈이겠나"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이재명 대선자금'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씨의 '뇌물 폭탄'이 터지면 대선 파장은 가늠키 어렵다. 검찰 수사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 지 주목된다.
검찰은 유씨가 지난 1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5억 원을,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 정모 씨로부터 3억 원을 뇌물로 받았다고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그런데 국민의힘 대장동TF에 소속된 한 의원이 확보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는 별도로 8억3000만 원이 오간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TV조선이 보도했다.
정 회계사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다. 그는 김씨, 유씨 등과 대장동 사업 이익 배분 등을 논의하는 녹취록 등을 검찰에 제출한 당사자다. 유씨와 다툼을 벌이다 뺨도 맞았다. 정 회계사 녹취록에는 유씨가 김씨로부터 사업 수익 700억 원을 약속 받았고 지난 1월 이중 일부인 수표 4억 원 등 총 5억 원을 뇌물 명목으로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유씨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남욱 변호사 등이 사업 초기 박영수 전 특검 인척인 A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 씨에게서 20억 원, 토건업자 나모 씨로부터 30억 원을 빌렸고 이 가운데 8억3000만 원을 유씨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로, 미국에 체류중이다.
나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던 2014년 말∼2015년 3월 화천대유가 직접 시행한 5개 아파트 단지의 분양을 모두 독점한 이 씨에게 토목사업권 수주 대가로 20억 원을 건넨 바 있다.
정 회계사 녹취록에 따르면 이씨가 나씨로부터 건네받은 20억 원은 남 변호사가 다시 빌려 받는 형식으로 받았고 나씨가 남 변호사에게도 30억 원을 전달했다. 나씨는 그러나 사업에서 배제됐고 2019년 4월 김씨가 건넨 100억 원을 이씨로부터 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는 김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 3명이 대화하는 과정에서 "나는 정치자금을 대야 하니 당신들이 더 분담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한다.
검찰은 또 천화동인 4호를 압수수색해 김씨로부터 지난 1월 수표 4억 원을 받아 사용한 회계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씨가 김씨에게 뇌물로 받은 수표 4억 원과 흡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해당 자금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 회계사 녹취록 내용에 대해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기억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씨 측 변호인도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양측은 구속영장에 적시된 5억 원 뇌물에 대해서도 "수표를 준 적이 없다",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모두 부인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유씨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이 돈이 어떤 세탁 과정을 통해 누구의 손에 들어갔을지 여부는 뻔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성남 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극도로 축소됐고 그 돈을 특정 개인이 나눠 챙겨 먹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영학 녹취록에는 '정치자금' 운운하는 언급까지 있다고 하고 이 지사의 측근인 유동규는 거액의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6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지사가 여기서 돈을 받았다면 그 용처는 대선자금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다.
이어 "이 지사가 만약 돈을 받는다면 그 자체는 대선자금이지 집에 갖고 가서 혜경궁에 묻어 놓을 건 아니란 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이 지사가 "1원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1원도 안 받았다는 것은 저게 대선 자금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자기가 돈 받지 않았다는 걸 강조한다는 것 자체가 나한테 돈 온 거 너 한번 찾아봐, 절대 없을 거야, 그 말이었다"는 것이다.
이 지사측은 유씨 뇌물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로 대응했다. 화천대유가 사업 참여 당시 제출한 '청렴이행서약서'를 위반했다며 성남시에 화천대유가 받은 이익배당을 '부당 이득'으로 환수하라고 촉구했다.
이 지사 캠프 송평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경기도는 7일 대장동 사업 공모 당시 민간사업자가 제출한 '청렴이행서약서'를 근거로 '화천대유 등 민간사업자에 이익금 배당을 중단하고 부당이득 환수 조치를 강구하라'는 공문을 성남시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성남시가 산하 출자기관인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이 같은 조치를 하도록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씨의 '이재명 측근설'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도 변수다. 이 지사가 "측근 아니다"며 딱 잘라 선을 그었는데, 이와 충돌하는 정황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엔 유씨가 주도해 설립한 '유원홀딩스(전 유원오가닉)'와 '친이재명' 성향의 인터넷매체 운영사가 동업 중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그 경위가 의문의 대상이다. 유원홀딩스는 대장동 사업에서 나온 이익금을 전달받는 용도로 정민용 변호사 이름을 빌려 설립한 회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소유주는 유씨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 대학 후배다. 그의 추천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들어가 투자사업팀장으로 일했다.
검찰은 유씨를 상대로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11억8000억 원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며 유원홀딩스와 서울 여의도 소재 P사가 동업하게 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P사는 천연 비료인 다시마 비료를 매개로 유원홀딩스와 동업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P사 대표 김모 씨는 유원홀딩스 사내이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 씨는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M사의 발행인과 편집인을 겸하고 있다. M사는 이 지사에게 우호적 기사를 다수 보도한 바 있다. M사 전 대표인 조모 씨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이 지사 지지 선언에 참여했다. M사는 이 내용도 보도했다. 검찰은 유원홀딩스와 P사의 동업 과정에서 유 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유씨는 또 2014년 5월 제출한 단국대 석사 학위 논문에서 "논문이 완료되도록 지도해주신 성남시 이재명 시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고 적었다. 논문 말미에 있는 '감사의 글'에서다. 유씨는 "더욱 감사한 것은 특별한 관심과 애정으로 리모델링의 괄목한 성장을 이끌어 내셨다"고 평가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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