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 운운 與 경선 대장동 내분…원팀 먹구름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10-07 10:17:45

이낙연측 설훈 "李 배임가능성…구속되면 어떻게하냐"
박용진 "이재명 책임질 상황 오면 민주당 다 죽는다"
李측, 유감 표명…李 "토건카르텔 해체 앞장서 와"
反李 일부 친문 "경선 중단해야"…당원게시판 충돌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대장동 내분'으로 휘청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이낙연 전 대표측의 공세가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오는 10일 마지막 지역 경선과 3차 슈퍼위크가 다가오면서 사생결단식 싸움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심각한 경선 후유증이 우려돼 본선에서 '원팀'이 가능할 지 의문시될 지경이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결과 발표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

이 전 대표 캠프에선 급기야 '이재명 구속'이라는 험악한 표현까지 등장했다.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7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지사의 배임 혐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후보가 구속되는 상황도 가상할 수 있다"고 했다.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서다.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지난 3일 배임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설 의원이 이 지사의 '배임 혐의 가능성'을 운운한 건 유 전 본부장과의 연계 의혹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설 의원은 "상식적으로 볼 때 유동규가 지금 배임 이유로 구속되어 있는데 그 위에 있는 시장이 설계했다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를 했다"며 "시장이 배임 혐의가 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속을) 가상할 수 있다면 거기에 대해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끔 장을 만들어줘야 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만일 사안이 그렇게까지 된다면 복잡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되고 민주당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되는 것이고 재집권하는데 결정적으로 문제가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설 의원은 "그걸 대비해 당 지도부가 판단을 하고 장치를 해야 하는데 이재명 후보로 딱 정해 그냥 가겠다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가 판단을 잘못 하고 있고 심지어 이재명 편에 서서 문제를 보고 있다고까지 의심할 수 있는 사안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경선 후 원팀과 관련해 "그게 쉬운 일이냐"며 "지지자들 마음이 많이 떠나가 있는데"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어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도저히 이재명은 못 찍겠다 이런 사람이 엄청나게 있다"며 "3분의 1은 있는 걸로 조사 결과가 나온다. 30% 이상이 있는 걸로 나와 있다"고 전했다.

대선 경선후보인 박용진 의원도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만일 수사 관련 이재명 후보가 다 책임져야 될 상황이라는 게 나오면 이재명이 아니라 민주당이 다 죽는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이건 여야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국민들이 갖고 있는 아주 본원적인 분노의 문제, 땅의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박 의원은 "관련자들 싹 다 잡아들여야 한다"며 "검찰 수사가 또 미적미적 한다. 검찰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수사하는 태도로 가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청와대가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엄중히만 보고 계실 게 아니다"라며 "정치적으로 여당한테 유리할지 야당한테 유리할지 이런 것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반이재명 정서가 강한 일부 친문 지지층은 경선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무효표 처리 방식과 8일 예정됐던 마지막 경선 TV토론 취소 등을 문제삼으며 송영길 지도부의 공정성을 불신하고 있다. 당원게시판에는 경선 중단을 요구하는 이 전 대표 지지층과 반발하는 이 지사 지지층의 게시글이 100건 가까이 올라왔다.

이 지사 측은 즉각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 지사 캠프 총괄본부장인 조정식 의원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대표 측을 향해 "무슨 의도에서 그러는 건지 참 답답하고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마지막 경선을 앞두고 있는데 (이낙연 후보 측이) 국민의힘을 대변하는 주장을 펴고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캠프가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지사측이 반격하면서 두 캠프 간 감정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 정치 전문가는 "그 어떤 후유증보다 큰 것이 선거 후유증"이라며 "이 지사가 대장동 게이트 몸통이라고 확신하는 대권 경쟁자들이 경선 결과에 승복해 본선에서 이 지사를 흔쾌히 돕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지사는 여전히 '마이웨이'를 외치며 정면돌파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SNS를 통해 "대장동 공영개발을 민간개발로 바꾼 세력, 민간개발의 떡고물을 나눠 먹은 세력이 누구냐"며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저는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건설 원가·분양 원가 공개를 추진하며 토건 카르텔 해체에 앞장서 왔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개발이익 국민환원제부터 분양 원가 공개까지, 이번 대선을 토건부패 세력과 그들과 한 몸이 돼 특혜를 누려온 세력까지 뿌리 뽑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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