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무이자 지원" 소상공인 두 번 울리는 '대출사기' 횡행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10-06 16:41:11
A(52·남) 씨는 식당 여러 곳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다. 그는 최근 '통합대출 긴급지원'의 신청가능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OO은행에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통해 저금리의 대출을, 1년 간 무이자로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사업체가 여러 곳인 소상공인은 사업체별로 대출을 제공한다는 것과 무이자 지원에 끌렸다. 하지만 사기였다. 마음이 급한 A 씨는 시키는 대로 대출보증금 1000만 원을 상대가 부른 계좌에 입금했는데, 사기꾼은 입금이 확인된 뒤 잠적했다.
B(40·남) 씨는 편의점을 운영하는데, 요새 경영이 어려워 대출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돈 문제로 고민이 많던 B 씨는 한 상호금융사 명의로 '희망회복자금'을, 지역신보 보증을 통해 최저 연 2%대의 대출을 1년간 무이자로 지원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고는 즉시 연락했다. 사기란 걸 미처 깨닫지 못한 B 씨는 시키는 대로 사기꾼이 보낸 어플리케이션을 휴대폰에 깔았다.
휴대폰 원격조종 및 가로채기 앱이었다. 휴대폰과 계좌를 가로챈 사기꾼은 B 씨의 계좌를 대포통장으로 활용했다. 금융감독원에서 B 씨의 계좌를 정지시키자 "금감원에 문의하라"고 권했다. 이미 원격조종 중이던 B 씨의 휴대폰은 금감원이 아닌, 또 다른 사기꾼에게 연결됐다. 사기꾼은 다른 대포통장으로 보증금 1000만 원을 입금하도록 유도한 뒤 입금이 확인되자 잠적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소상공인들이 고통을 겪는 가운데 이들을 노린 스미싱(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해킹사기)도 급증해 우려를 사고 있다.
이들은 은행이나 상호금융사 등 제도권 금융사를 사칭, 특히 지역신보의 보증으로 1년간 무이자 대출을 제공한다며 소상공인들을 현혹한다.
경영난 때문에 사실상 대출로 생계를 꾸려가는 소상공인들, 점점 늘어나는 원리금 상환부담에 고심하는 소상공인들은 '1년간 무이자', '5년 거치' 등의 문구에 쉽게 넘어가곤 한다. 현혹된 소상공인들에게 대출보증금을 뜯어내거나 해킹 앱을 깔도록 유도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의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쳐 이들을 두 번 울리는 것이다. A 씨는 "힘들게 마련한 1000만 원까지 빼앗기고 나니 눈앞이 깜깜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사기는 최근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금융사를 사칭한 스미싱 사기는 총 1807건으로 이미 작년 전체 건수(682건)의 2.6배가 넘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탓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늘면서 이들을 노린 사기도 확대 추세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제도권 금융사는 결코 문자로 대출을 권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상한 문자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상훈 신보중앙회장은 "지역신보 사칭 스팸 문자로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홍보와 안내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설령 사기꾼이 아니라 정규 대출모집인의 연락이라 해도 대출 소개는 무조건 거절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출모집인을 통해 대출을 받을 경우 수수료가 붙어서 금리가 더 올라간다"며 소상공인들에게 지역신보에 직접 연락해 대출 안내를 받을 것을 권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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