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언·막말에 사진 찢기까지…野 경선 저질 버라이어티쇼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10-06 15:12:59
王자 해명하다 '여성 비하' 논란…"망언의 끝" 비난
안상수, 이재명 사진 찢고 망치들어 "지구 떠나라"
홍준표, 하태경 향해 "억지쓰는 사람 떨어졌으면"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저질 버라이어티쇼'로 변질되고 있다. 경선후보 TV토론이 열리면 실언, 막말은 단골이다. 과한 퍼포먼스도 등장한다. 개그 코미디가 따로 없다. 후보 스스로가 자질 논란을 부르는 격이다.
1등 공신은 윤석열 후보다. '1일 1망언'이라는 비아냥이 안성맞춤이다. 5일 밤 6차 TV토론회. 손바닥 왕(王)자로 '대박'을 친 것도 모자라 금세 또 실적을 올렸다. 이번엔 '여성 비하' 시비다. 왕자 논란을 해명하려다 매를 번 꼴이다.
홍준표 후보는 "왕자 부적, 홍콩 외신에도 보도가 됐다. 국제적 망신"이라고 공격했다. 윤 후보는 "국민께 하여튼 송구(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유승민 후보는 천공스님 등 역술인 이름을 거론하며 윤 후보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과 부인, 장모가 역술인, 무속인들 굉장히 자주 만나냐"고 캐물었다.
윤 후보는 "저는 그런 분들은 잘 안 만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장모가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여자분들이 점도 보러 다니는 분도 있고…"라고 말했다. "여자분들이 점 보러 다닌다"는 표현은 '여자 비하'라는 공세의 빌미를 준 격이다.
즉각 역풍이 불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망언의 끝"이라고 성토했다. 여 대표는 "'우리나라 여자분들이 점도 보러 다니는 분들이 있다'는 말은 여성을 비하하며 왕(王)자 주술선거를 정당화한 것으로 정신세계마저 의심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전 의원도 SNS를 통해 "또 하나의 망언이 늘었다"며 "자신은 점을 안 보러 다닌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여자들을 팔았냐"고 반문했다.
윤 후보의 잇단 헛발질에도 캠프의 상황 인식은 안이해 보인다. 윤 후보 지지율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탓이다. 말실수가 되레 '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캠프의 자체 평가다. 실수를 보완하고 본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보고 있다는 황당한 분석도 나온다. 한 참모는 연합뉴스에 "날마다 언론에 등장하는 것 자체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상수 후보는 여당 후보 사진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여 논란을 자초했다.
안 후보는 전날 토론 전 후보자 소개 순서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얼굴이 그려진 사진을 들고 나왔다. 그는 "부동산 투기의 마피아 두목 이재명, 이재명, 이재명"이라고 부른 뒤 "당신의 가면을 찢어버리겠어"라고 외쳤다. 그리곤 시청자들이 보는 앞에서 이 지사의 사진을 찢었다.
안 후보의 튀는 언행은 주도권 토론에서도 이어졌다. 대장동 의혹을 비판하며 큰 망치 소품을 꺼내들었다. 그는 "국민들이 허탈하고 답답하다면서 저한테 토르를 보내줬다"며 영화 '토르'의 주인공이 들고다니는 망치 소품을 휘둘렀다. "이재명, 권순일 이 나쁜 놈들. 지구를 떠나라"라는 주문도 곁들였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대선 토론을 개그콘서트로 만드느냐"며 "저질"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홍 후보도 윤 후보에게 뒤지지 않는 개콘 주연이다. 홍 후보는 하태경 후보와 이날 '복수혈전'을 벌였다. 각각 다른 라디오에 출연해서다. 전날 토론에서 한판했는데, 이날 다시 붙은 것이다. 오는 8일 2차 컷오프(예비경선)를 앞두고 신경전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홍 후보는 CBS라디오에서 "토론이 되는 사람이 좀 올라왔으면 좋겠다"며 "억지 쓰고 남 뒤집어씌우고 나 그렇게 하는 사람은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행자는 "혹시 하 의원 말씀하시는 거냐"고 물었다. 홍 후보는 "누구라고 지적한 적 없다"면서도 하 후보를 겨냥한 듯한 말을 이어갔다. "설명할 기회도 안 준다. 지 혼자 억지로 뒤집어씌워 버리고 이렇게 하니까. 내가 나이도 지보다 많은데"라는 것이다.
전날 토론에서 하 후보는 홍 후보에게 "최근 자기 절제력을 많이 잃어 막말병이 도지고 입에 올리기도 힘든 'XX하던 놈' 욕설이나 '줘패고 싶을 정도다'라고 막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하 의원을 이야기한 게 아니다"고 응수했다.
이날 진행자가 다시 "하 의원은 같은 당 경쟁 후보인데 '쥐어패 버릴 수 있다'는 것 등이 너무 심한 막말 아니냐면서 속이 많이 상하셨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홍 의원은 "4강에 들어가면 토론이 수월해질 건데 하 후보만 정리해 줬으면 좋겠다. 그 이야기는 했다"고 말했다. 8일 2차 컷오프에서 하 후보가 떨어졌으면 하는 기대는 내비쳤다는 것이다.
하 후보도 MBC라디오에서 맞대응했다. 하 후보는 홍 후보를 겨냥해 "그분 상태가 좋아지셨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말병이 도지셨더라"고 쏘아붙였다. "욕설에 가까운 이야기를 해서 내가 '과했다' 한마디 하고 넘어가면 양해하고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거짓말하시더라"라는 것이다. 하 후보는 "제 앞에서는 '봐줘라. 살살해줘라' 해놓고 뒤에 가서는 욕을 하고 아무튼 페어플레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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