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조차 논란…윤석열 캠프의 구멍난 메시지 관리

조채원

ccw@kpinews.kr | 2021-10-05 14:20:53

與, 손바닥 '왕(王)'자에 "국민의힘 아니라 주술의힘"
野 이준석 "윤 후보, 메시지 관리 필요하다" 조언
尹 캠프, 김근식 영입으로 '메시지 전략' 개선 기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 캠프의 위기 대응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윤 후보가 실언을 거듭하며 논란을 자초하는 것도 모자라 캠프 측의 '오락가락 해명'이 추가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지적이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지하상가를 방문해 어묵을 맛보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가 손바닥에 '임금 왕(王)'을 적은 채 3차례 토론회에 출연한 것이 확인된 지난 1일 윤 캠프 측의 어설픈 대응이 비근한 예다. 여야로부터 '무속인 개입설' 등 온갖 질타를 받아야했다.

후보에게 직접 경위를 파악하고 '부주의했다', '불편하게 보인다면 앞으로 하지 않겠다'고 인정했으면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대변인들이 토론 직전 일어난 '일회성 해프닝이다', '손가락 위주로 씻은 것 같다'고 설명해 각각 '거짓 해명', '정치 희화화' 논란을 불렀다. 윤 후보 캠프의 메시지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손바닥 왕 자를 고리로 '윤석열 때리기'를 이어갔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제1야당 경선에 정책 경쟁이 사라지고 주술 논쟁만 한창이라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손바닥에 왕 자를 적고 나온 후보, 빨간 속옷만 입는다는 후보, 점쟁이 말을 듣고 이름을 바꾼 후보가 있다면 점쟁이 말을 듣고 이름을 바꾼 후보 부인도 있다"며 "국민의힘이 아니라 주술의힘으로 정권 교체를 꿈꾸는 게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비꼬았다. '빨간 속옷을 입는다는 후보'와 '점쟁이 말을 듣고 이름을 바꾼 후보'는 홍준표 후보를, '점쟁이 말을 듣고 이름을 바꾼 후보 부인'은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가담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치졸한 거짓해명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윤 후보는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을 밑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언사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 후보 측 대응이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 캠프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CBS라디오에 출연해 손바닥 왕 자 논란에 대해 "윤 후보가 우리 후보 중에서 지지율이 가장 잘 나오다 보니까 대중·언론의 관심도 뜨거운데, 윤 후보도 메시지 관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 대표는 '손가락만 씻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가 역풍을 맞은 윤 후보 캠프 대변인 김용남 전 의원의 '잘못된 대응'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캠프 대변인이 서너 분 되는 것 같은데 이분들이 종편 패널 활동을 많이 해 후보로부터 정확한 확인보다는 즉답을 해야 된다는 압박이 있는 것 같다"며 "무슨 질문이 나와도 3초 내에 답해야 하는 버릇을 지금 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윤 후보 측도 실책성 언행에 따른 리스크, 후보와 대변인 간 '엇박자' 등에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경선주자 TV토론 과정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다고 알려진 데다가, 최근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이 윤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김 전 위원장 핵심 측근이기도 한 김 전 실장은 윤 후보와 소통하며 TV토론 전략이나 메시지 전략 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 측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본경선 진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장소와 상황에 맞게 어떤 메시지를 내야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전략통'이 지원한다는 점에서 정무적 판단이나 빠른 사안 대처능력 등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해명이 논란을 부르는 상황과 관련해선 "여러 대변인들이 많은 매체들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본의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그 과정에서 관리가 부족했다는 지적은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금 더 통일된 톤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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