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애처가' 면모 과시…냉담한 여심 돌아설까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9-29 11:17:25
洪 "설거지는 같이…음식물 쓰레기도 버리고 온다"
여성 비호감, 호감 4배…성별 지지율 격차 2배 이상
'女징병' 관련 고정관념 여전…'이대남 딜레마' 과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아내 말을 잘 듣는 '애처가'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 28일 TV조선 예능 '와이프카드쓰는남자(와카남)'에 출연해서다.
홍 의원은 집에서 아내 지시를 즉각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반찬을 식탁에 올리고 고기를 굽는 등 식사 준비를 손수 했다. 그는 "설거지는 같이 한다"며 "음식물 쓰레기도 버리고 온다"고 했다. 또 아내와 함께 개 산책을 시키고 꽃 한송이를 추석선물로 줬다.
예능 나들이는 '알부남' 메시지용이다.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여성층에 강한 비호감도를 줄이려는 의도다. 냉담한 여성 표심을 돌려놓는 건 홍 의원에게 절박한 과제다.
한국갤럽이 지난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홍 의원은 차기 정치지도자 호감도에서 28%를 얻었다. 비호감도는 64%. 그런데 홍 의원에 대한 여성 비호감도는 72%로, 호감도(19%)에 비해 4개 가까이 높았다. 남성 호감도(38%), 비호감도(55%)의 격차와는 뚜렷이 대비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호감 30%, 비호감 60%였다. 여성 호감(31%)과 비호감(57%)의 격차는 2배가 안된다.
청년층에선 홍 의원의 남녀간 격차가 더 크다. 20대 남성의 47%, 30대 남성의 50%가 호감을 표했다. 반면 20·30대 여성 호감은 각각 14%, 21%로 저조했다.
여론조사공정이 28일 공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도 비슷한 흐름이다. 윤 전 총장은 26.6%, 이재명 경기지사 24.3%, 홍 의원 17.0%,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13.1%로 나타났다.
홍 의원은 만18세~20대와 30대 연령층에서 각각 38.5%와 23.8%를 기록하며 선두권을 달렸다. 2030세대는 최근 홍 의원 지지율 오름세의 원동력이다.
홍 의원은 남성에서 24.1%를 차지했다. 반면 여성에선 9.9%에 그쳤다. 성별 지지율 격차가 2배 이상으로 확연하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이 지사는 26.4%, 윤 전 총장 26.1%, 홍 의원 18.2%, 이 전 대표는 13.9%였다.
홍 의원은 18~29세와 30대에서 각각 38.6%와 26.4%를 얻어 경쟁자들보다 우위를 보였다. 윤 전 총장은 11.3%, 17%에 머물렀다. 홍 의원은 남성, 여성에서 23.5%, 12.9%를 얻었다. 성별 지지율 격차가 거의 2배에 달했다. 윤 전 총장은 27.5%, 24.8%였다. 차이가 없는 셈이다.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연구소장은 29일 통화에서 "홍 의원의 과거 막말 등 행적에 따른 여성의 비호감 정서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또 "양성 평등 인식도 미흡하다"며 "이렇다할 여성 정책이 홍 의원에겐 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밤 'MBC 100분 토론'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4차 토론회. 하태경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에게 "여성 징병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공정 차원에서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홍 의원 생각도 물었다. 홍 의원은 "저는 반대한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그렇게(남성 징병) 해왔던 거고 여성은 지원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홍 의원이 여성 징병을 반대하는 이유로 '전통적으로 그렇게 해왔다'고 말한 건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지 않았음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홍 의원이 여성에 대해 신체조건 등을 들어 한수 접고 보는 인식을 드러냈다"며 "여성 징병을 '공정·평등'의 차원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 의원으로선 2030세대, 특히 20대 젊은층 지지율이 높은 건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대남(20대 남성)'과 달리 이대녀를 비롯한 여성 전반의 거부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대남 딜레마'를 해결하는게 가장 큰 숙제로 꼽히는 이유다. 배 소장은 "홍 의원이 윤 전 총장과 갈등하는 이준석 대표를 편들며 이대남 지지를 공유하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며 "그러나 이 대표에 대한 여성의 반감이 강해 홍 의원도 악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이 대표와 교감할수록 여심은 멀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홍 의원은 '이대남'을 지지율 상승의 핵심 세력으로 보고 꾸준히 구애를 해왔다. 모병제 도입을 제안하고 여성가족부 폐지 논쟁에 가담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남을 의식하다보니 표의 확장성에는 한계를 갖는 상황에 처했다. 여성 정책 발표를 예고했다가 지난 27일 기한 없이 연기한 건 비근한 예다.
배 소장은 "여성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홍 의원이 약진하고 있으나 추격자 신세에 머물러 있다"며 "본선 경쟁력과 정권교체 적임자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에겐 '여심 얻기'가 급선무인 셈이다.
여론조사공정 조사는 지난 24, 25일까지 전국 남녀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다. 윈지코리아 조사는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25, 26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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