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사망보험금이 평균 1억인데 이명 위로금이 44억?"…'50억 퇴직금' 미스터리

장은현

eh@kpinews.kr | 2021-09-28 14:55:16

화천대유 측 "산재 위로금 44억 포함한 퇴직금"
이정미 "황제 위로금…곽상도 의원에게 준 것"
곽상도 "수사 성실히 임해 대장동 진짜 주인 밝힐 것"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31) 씨의 '50억 퇴직금'의 미스터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산재 위로금 44억 원을 포함한 퇴직금"이라는 게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측 설명이지만 설득력이 빈약하다.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에 대한 평균 보험금은 1억 원대에 불과하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28일 "삼성전자에서 백혈병으로 산재 사망사고가 났을 때 유족에게 지급한 최종 금액이 1억 5000만 원이었는데 무슨 이명으로 44억 질병 위로금을 받을 수 있느냐"고 했다. 

신장식 법무법인 민본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산재로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근로복지공단이 유족들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평균 액수는 약 1억 789만 원 정도"라며 "31세 청년이 주식과 코인 대신 아버지가 추천한 회사를 선택해 5년 10개월 동안 일하고 받은 퇴직금 등 합계액이 50억 원이라는 건, 노동자 49명 남짓의 목숨 값"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산재 위로금이 아닌 황제 위로금"이라며 "곽 의원에게 준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 변호사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을 만큼 큰 돈"이라며 "믿으라고 하는 변명인지, 믿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태도가 더 화 나고 성의 없다"고 말했다.

▲ 무소속 곽상도 의원. [뉴시스]

화천대유는 지난 26일 입장문을 내고 "격무에 시달리며 얻게 된 질병도 하나의 퇴직 사유가 됐다"며 곽씨가 받은 50억 원에 '질병에 대한 퇴직 위로금'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곽 씨도 "2018년도부터 평생 건강하기만 했던 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기침이 끊이지 않고 이명이 들렸으며, 어지럼증이 생기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질병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경제 활동이 불가할 수 있다는 점을 회사가 인정해 성과급과 위로금을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는 27일 경찰 조사를 받기 전 "곽씨가 산재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곽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복지공단 측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곽 씨의 산재 신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경찰 조사를 받은 후 취재진과 만나 "산재 신청은 안 했으나 중재해였다"고 말했다.

보통 업무상 질병에 따른 산재 보상은 노동자가 의료기관에서 진단을 받은 뒤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하는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공단은 심사 과정에서 업무와 질병의 연관성을 심사하고, 산재로 인정되지 않을 땐 소송으로 이어져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다만 사측과 재해를 당한 노동자가 합의한 경우 산재 신청 없이 위로금 등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화천대유 측 법률대리인인 방정숙 변호사는 28일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곽 씨의 의료기관 진단서는 회사가 가지고 있고, 질병 위로금 등 지급 결정은 이사회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진단서나 회의록 공개 여부에 대해선 "진단서는 개인 정보이고, 이사회 회의록은 당연히 남아 있겠지만 공개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수사기관에서 자료 요청을 하면 그때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 변호사는 "(44억 질병 위로금 액수와 관련해)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지급됐다는 것 외엔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정치권 안팎에선 "돈의 흐름을 추적해야 한다"는 얘기가 잇따른다. 곽 씨에게 지급된 돈이 사실상 곽 의원에게로 흘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정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산재 위로금이 아닌 황제 위로금"이라며 "곽 의원에게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돈의 실체와 관련한 퍼즐에서 한 조각이 명확히 드러난 상황이기 때문에 곽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된 수사에 성실히 임해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밝히도록 하겠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의원직까지 어떤 조치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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