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광주·전남 47.1% 신승…이재명은 누적 52.9%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9-25 17:41:55
이낙연 첫승으로 추격 발판…"더 큰 희망 불씨 발견"
이재명 대장동 악재에도 46.9% 선방…대세론 굳히기
"생각보다 많은 지지 감사"…26일 전북경선 분수령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5일 드디어 첫승을 올렸다. 그것도 민주당의 심장인 광주·전남지역 경선에서다. 상징성이 크다.
그러나 2위 이재명 지사와의 득표율 차이는 0.17%포인트(p)에 불과하다.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치러진 전남·광주 경선 결과 이 전 대표는 47.12%(3만3868표), 이 지사는 46.95%(3만3726표)를 얻었다. 격차가 0.2%p도 안되는 신승이다.
전남 영광이 고향인 이 전 대표는 호남 대표주자다. 광주·전남은 텃밭이다. 이날 성적표는 기대에 못미치는 실망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반면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시달리는 이 지사로선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졌어도 이겼다"는 것이다.
추미애 전 법부무 장관은 4.3%, 김두관 의원은 0.9%, 박용진 의원은 0.6%를 득표했다.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은 권리당원만 12만여명 포진한 곳으로, 총 11차례 치러지는 지역순회 경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혀 왔다. 전체 선거인단 12만7823명 중 7만1835명(투표율 56.20%)이 이날 투표에 참여했다.
호남 표심은 그동안 최종 후보를 낙점하는 '전략적 선택'을 해왔다.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이 전 대표로선 이날 경선 결과가 완승으로 나왔다면 자신에게도 그 가능성을 열어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5연속 과반 압승으로 거침 없이 질주하던 '이재명 대세론'에 제동을 걸 수 있었다.
그런 만큼 이 전 대표측은 경선 전 50%대 득표율을 기대하며 호남 선거운동에 올인해왔다. 이 전 대표가 50%대를 득표하고 이 지사를 40%대 초반이나 30%대 후반에 가두는게 목표였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결선 투표로 가기 위해 이 지사 누적 득표율을 50% 이하로 끌어내리는 것.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이 지사가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선전했다. 호남 표심을 이 전 대표와 거의 똑같이 나눠가졌기 때문이다.
이번 경선을 앞두고 이 지사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대장동 개발 의혹은 최대 변수로 돌출했다. 그간 이 지사는 '본선 경쟁력' 우위를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해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대장동 의혹이 터지면서 수세 국면이 조성됐다. 이 전 대표 등 추격자들은 이 지사를 '불안한 후보, 믿을 수 없는 후보'로 몰아세웠다.
이날 경선은 의혹 제기 후 첫 대결이어서 호남 민심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합동연설회에서도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대장동 의혹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권리당원 선택을 볼때 이 지사는 큰 타격을 입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6연승에 실패했으나 누적 득표율에서 52.90%(31만9582표)로 과반을 유지했다. 이전 53.71%에서 약간 내려갔다. 이 전 대표 누적 득표율은 34.21%(20만1638표). 둘의 누적 득표율 차이는 21.25%p에서 18.69%p로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광주·전남 표심이 절묘하게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전 대표도, 이 지사도 서로 '입맛'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선의 역동성도 꺼지지 않았다.
첫 승을 올린 이 전 대표는 추격의 불씨를 살리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할 수 있다. 이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것은 호남 표심을 얻는데 그런대로 주효했다. 전북을 대표하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경선 후보직을 중도사퇴한 것도 도움이 됐다. 분산됐던 호남표가 이 전 대표에게로 뭉칠 수 있는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남은 경선을 기대하며 이 지사의 본선 직행 저지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 전 대표는 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제게 첫 승을 안겨준 광주·전남 시·도민들께 무한히 감사드린다"며 "오늘의 결과를 토대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 더 큰 희망의 불씨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파괴력이 우려보다 덜하다는 걸 확인한 점이 가장 큰 소득이다. 큰 악재에도 이 지사를 지지하는 당심이 굳건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전 대표는 결선 투표를 위해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을 50% 이하로 끌어내리는데 실패했다. 1, 2위 후보 간 격차는 여전히 11만표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사로선 대세론 굳히기가 시간문제라는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본선을 감안한다면 당내 경선에서 강도높은 검증을 받는 것도 이 지사에겐 마이너스가 아닐 것이다.
이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광주·전남이 존경하는 이낙연 후보님의 정치적 본거지라 제게 상당히 불리할 것으로 예측했다"며 "생각보다 많은 지지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6일 전북에서 '호남경선 2차전'을 연다. 양강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측은 전북에서도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사가 전북에서 이긴다면 대세론을 확실히 굳힐 수 있다. 결선 투표 없는 본선 직행에 파란불이 켜지는 셈이다.
이 전 대표가 2연승을 올리면 상승 무드를 탈 수 있다. 호남 표심은 남은 경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자들은 전북에 이어 제주(10월 1일), 부산·울산·경남(2일), 인천(3일) 경선을 치른다. 인천에서는 2차 선거인단 투표(2차 슈퍼위크) 결과도 발표된다. 경기(9일)를 거쳐 서울(10일)에서 마지막 경선이 열린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