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약전쟁' 시작됐다…상호 신경전 본격화
조채원
ccw@kpinews.kr | 2021-09-23 17:22:17
황교안도 '청년 공약' 발표…홍준표 "여성층 공략"
윤석열-유승민 공약 두고 '표절 공방' 벌이기도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들이 공약 승부를 본격화하고 있다. 인상적인 공약을 통해 상위권 주자는 주도권 선점을, 하위권 주자는 존재감 부각을 노리는 모습이다. 후보가 '4강'으로 압축되는 2차 컷오프가 다가올수록 유권자에게 각인되기 위한 공약 경쟁과 신경전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최재형 후보는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정책발표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때 '윤석열 대항마'로도 꼽혔던 최 후보는 지지율 정체에 빠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중도층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모으는 원희룡 후보, 강경 보수층 지지도가 높은 황교안 후보와 치열한 '4위 다툼'을 벌여야 하는 처지다.
최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정예산은 최대 29조 원에 이르며 4대강 사업보다 많다"며 "국민 혈세를 수십조원이나 더 사용하게 될 가덕도로의 변경이 아무런 절차적 정당성 없이 졸속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주 부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을 스스로 언급하며 "표가 떨어지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하겠다"고 주장했다. '손해보더라도 소신' 이미지로 여론의 주목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TV토론회에서조차 '4·15 부정선거론'을 띄우던 황 후보는 MZ세대를 겨냥한 공약을 내놨다. 황 후보는 전날 유튜브 채널에서 '청년희망사다리' 정책을 발표했다. 청년세대도 실력과 열정이 있다면 군대, 학교, 경찰, 정부 등에서 장군, 교장, 치안감, 장·차관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황 후보는 구체적으로 유능한 젊은이들의 고속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청년성장규제 쇄신방안', 30대 초임교사도 교장이나 교감을 맡을 수 있는 '청년교사혁신 마스터제도', 사법고시 부활 등을 제시했다.
홍준표 후보는 공약을 통한 여성 표심 공략을 예고했다. 과거 숱한 성차별, 성희롱 발언으로 인한 여성 유권자들의 강한 거부감을 공약으로 불식시키겠다는 포부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소한 말 몇 마디로 오해하고 있는 여성층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여성 부분 공약을 총괄 정리해서 발표하려 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내 어머니고 평생 아내만 보고 살았다"며 "가족 공동체 보호를 위해 전력을 다했고 상대적으로 내몰림을 받는 여성층을 위해 일해왔다"고 강조했다.
공약 경쟁이 불붙으며 '군필자 주택청약 가산' 공약을 두고 윤석열, 유승민 후보 간 '표절 시비'가 벌어지기도 했다. 윤 후보는 전날 "민간주택 청약가점과 공공임대주택 가점을 부여해 군 복무가 장병들의 미래 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안보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자 유 후보 측은 "유 후보가 지난 7월 5일에 발표했던 공약"이라고 날을 세웠다.
유 후보 캠프 최원선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윤 후보는 공약복사기인가"라며 "유 후보 공약이 꼭 필요한 훌륭한 공약임을 인정해 준 것은 고마우나 마음에 든다면 출처는 밝히고 쓰라"고 저격했다. '대권 재수생'인 유 후보가 '준비된 후보'임을 부각함과 동시에 정치 경력이 짧은 윤 후보의 '콘텐츠 부족'을 꼬집은 것이다.
윤 후보 캠프 측은 "청년대상 국방공약은 청년들이 제안하거나 희망하는 정책 제안을 선별하고 다듬어 공약화한 것"이라며 "해당세대들의 간절함이 표출되고 있어 비슷한 생각, 유사한 목소리는 당연히 담길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공약발표 시점의 선후를 두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의 희망을 공약을 통해 실현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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