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서 완패한 이낙연, 호남서는 '경쟁력' 입증할 수 있을까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9-06 10:44:09

'충청 참패' 이낙연, 오후 일정 취소 후 비상대책회의
패배 원인으로 이재명과의 '네거티브전' 치중 지목돼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낮아…호남 공략에 '올인'할 듯
전문가 "네거티브 전략 버리고 본선 경쟁력 입증해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후보가 순회 경선 첫 무대 충청권에서 완패한 것은 '네거티브 전략'의 실패를 뜻한다.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면서 정작 '왜 이낙연이어야 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는 평이 캠프 안팎서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4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전·충남 경선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패배의 충격에 휩싸인 이낙연 캠프는 6일 오후 예정됐던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등 일정을 취소하고, 향후 경선 전략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서는 충청권 경선의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그간 캠프의 전략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충청 지역 경선에선 당초 친문 성향이 강한 권리당원들 중 상당수가 이낙연 후보를 지지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개표 결과 절반 이상이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민심'이 '당심'을 이끈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이낙연 후보의 주요 패배 원인으로 본선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한 점이 꼽힌다. 이재명 후보의 '인사 특혜', '무료변론' 등 네거티브 전략에 치중해 대권주자 이낙연만의 정책 비전, 공약 등을 대의원과 당원들에게 어필하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충청권 경선 결과를 두고 "지금 결과적으로 보면 이낙연 후보의 네거티브 전술이 패착이었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고 평했다.

당장 이낙연 캠프는 최근까지 이어오던 '이재명 때리기' 전략을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네거티브전을 펼치면 이재명 후보 측이 완강하게 역공을 펼치는 데다, 지지율 효과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벼랑 끝에 몰린 이낙연 후보가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선 반격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민주당 '텃밭' 호남에서의 압도적인 지지와 함께 다른 주자들과 손을 잡고 '반이재명' 연대 결성이 필요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후발 주자들과 이낙연 후보가 지지율을 합쳐봤자 과반을 넘어선 이재명 후보에게는 턱없이 모자란다. 

당장 3, 4위인 정세균, 추미애 후보는 단일화에 시큰둥하다. 정 후보는 이낙연 후보 측이 단일화를 거론할 때마다 불쾌감을 내비쳐왔다. 추 후보도 최근 검찰 개혁과 관련해 이낙연 후보에게 연일 공세를 펴고 있어 현재로선 두 후보와 손을 맞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용진·김두관 후보도 마찬가지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날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단일화 가능성도 낮지만 성공한다해도 충청지역에서 10% 이하의 낮은 득표를 보인 정세균, 추미애 후보 등과 합쳐봤자 패배자들의 합종연횡에 비춰질 것이 자명하다"며 "시너지 효과도 미비할 것으로 보여 단일화는 더이상 묘수가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결국 이낙연 후보가 기댈 곳은 호남이다. 전남 영광 출신인 그는 전남에서 4선 의원과 전남지사를 역임했다. 이낙연 후보의 고향이자 정치적 지지기반인 것이다. 충청 지역과 비교해 당원·대의원 수가 3배가량 많은 호남에서 선전하면 숫자상으로는 아직 이재명 후보와 해볼 만한 싸움이다. 더욱이 호남 경선은 호남지역 출신이 많이 거주하는 수도권 민심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호남도 장담하기 어렵다. 최근 호남권에서도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누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현격하게 밀리는 조사결과도 있다. 리서치뷰가 지난달 28~31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1%포인트)에서 이재명 후보의 호남권 지지율은 34%, 이낙연 후보는 33%로 접전 중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앞서 지난달 22~ 23일 리서치뷰가 KBC 광주방송과 JTV 전주방송 의뢰로 호남 지역(광주·전남북)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를 실시한 결과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이낙연 후보는 26.0%로, 이재명 후보(40.2%)에 크게 뒤졌다. 

이런 여론조사 흐름은 '호남 대전'에서도 이낙연 후보가 고전할 것임을 예고한다. 박 교수는 "호남이 이낙연 후보의 정치적 터전인 것은 분명하지만 호남 민심은 그동안 될 후보를 뽑는 전략적 투표 성향을 보여왔다"며 "이낙연 후보가 앞선 승부처럼 대패하진 않겠지만 우위를 점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이낙연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그동안 계속된 네거티브전 탓에 이낙연 후보의 정책이나 공약의 선명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젠 본인만의 정책 비전이나 공약을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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