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와의 전쟁' 나선 이주열·고승범 첫 만남…"긴밀한 공조"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09-03 16:17:03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불균형 완화해야"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등 '돈줄죄기' 지속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3일 서울 태평로 한은에서 만났다. 통화정책, 금융정책 수장인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가계부채 위험을 강조하며 '긴밀한 공조'를 다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가계부채 누증,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등 금융불균형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고, 고 위원장은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한 선제적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양 수장의 만남이 발신한 메시지는 '긴축'이다. 연내 추가 금리인상, 대출규제 강화의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강한 신호다. 대출로 돈이 계속 풀려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는 흐름을 끊어야 한다는 절박감이 읽히는 대목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고 위원장 취임 전부터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고, 이 총재도 여러 차례 가계부채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지 않았나. 양 수장이 첫 만남에서도 이를 강조한 만큼 적극적인 공조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3일 서울 태평로 한국은행에서 첫 만남을 가진 이주열(왼쪽) 한은 총재와 고승범 금융위원장. [금융위원회 제공]


긴밀한 공조란 한마디로 '돈줄죄기'일 터다. 한은으로선 기준금리 인상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한은은 연내 최소 한 번은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한은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내년 3월 이 총재의 임기 완료 전에 기준금리가 1%로 올라갈 거란 기대가 크다"며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의 돈줄죄기로는 대출규제 강화, 특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가 거론된다. 금융위는 지난 7월부터 규제지역의 시가 6억 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주택담보대출과 1억 원 이상 신용대출에 DSR 규제를 적용했다. 은행은 DSR 40%, 2금융권은 60% 규제를 받는다.

그럼에도 가계부채 급증세가 가라앉지 않아 금융위가 곧 대출총액 2억 원 이상인 모든 차주에게 DSR 40% 규제를 적용할 거란 설이 나온다. 당초 내년 7월부터 실행 예정이던 규제를 올해 안으로 당길 거라는 예측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올해 은행이 대출을 제한하면서 2금융권으로의 '풍선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출총액 2억 이상 차주 전부에게 DSR 규제, 특히 2금융권에도 똑같이 40%의 규제 한도를 적용하면 효과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계부채는 한국경제 뇌관으로 지목된지 오래다. 지난 수년간 가계부채 증가세는 가팔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78조8000억 원으로 전년동기(45조9000억 원) 대비 71.6% 급증했다.

8월에도 흐름은 이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8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3조5068억 원으로 전월(6조2009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축소됐지만, 주택담보대출은 3조8311억 원 급증했다. 7월(3조8234억 원)에 이어 두 달 연속 4조 원 가까이 늘었다.

8월 신용대출은 11억 원 증가에 그쳤지만, 대신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발급 건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1~15일 1만6062건이었던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신규 발급 건수가 16~31일에는 2만8083건으로 74.8% 폭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축소 요구 이후 미리 마이너스통장을 발급해두려는 수요가 대폭 확대됐다"며 "소비자들이 마이너스통장을 쓰기 시작하면, 신용대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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