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에 자산운용 죽쑤던 보험업계, 금리인상으로 웃게 될까
강혜영
khy@kpinews.kr | 2021-09-02 16:20:27
"금리 점진적 인상…당장 운용이익률 개선 기대하긴 어려워"
장기간 지속된 초저금리로 하락한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개선될지 주목된다.
금리 상승은 통상 보험업계에 호재다. 국내 보험사들은 가입자의 보험료 중 저축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 운용하는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채권 수익률도 대체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금리가 너무 낮은 수준인 데다 기준금리가 점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 당장 운용이익률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사들은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기에 일단 운용이익률 하락세를 둔화시키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2일 보험업계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올해 2분기 기준 운용자산이익률이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생보사들을 보면 지난 2분기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69%로 전년 동기(3.53%) 대비 0.84%포인트 떨어졌다. 한화생명도 3.43%로 작년 2분기 3.59%에 비해 0.16%포인트 하락했다. 교보생명의 경우에도 3.26%로 전년 동기(4.08%) 대비 0.82%포인트 내려갔다.
손보사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삼성화재는 작년 2분기 2.91%에서 올해 2분기 2.83%로 0.08%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3.81%에서 3.19%로 0.62%포인트, DB손해보험은 4.06%에서 3.50%로 0.56%포인, KB손해보험은 3.24%에서 2.68%로 0.56%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작년 5월 기준금리가 연 0.5%로 내려간 뒤 초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수익률 등 시중금리도 따라서 하락한다.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민감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영향"이라며 "보험업계 전반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임준환 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은 주로 10년 듀레이션을 목표로 하는데 1년이 지나면 10년 듀레이션을 맞추기 위해서 만기가 된 분량만큼 채권을 새로 산다"며 "9년 치에 해당하는 평균이자에 비해 신규 편입한 1년 치 이자가 워낙 낮기 때문에 운용자산이익률이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지난달 2년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보험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8월 26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 수익률 등 시중금리가 높아진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 신규로 채권 투자에 나설 경우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은 긍정적"이라며 "아무래도 보험사들은 채권을 많이 갖고 있다 보니 모든 보험사들은 기준금리 등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은 장기적으로 시장에 반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자산 포트폴리오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시중금리가 이미 조금 올라갔다"며 "기준금리가 거듭 인상될 경우 장기적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이 제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기채권 비중 높아 개선보다는 하락세 둔화에 그칠 것"
그러나 보험사들은 대개 장기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기에 한 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운용이익률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이 금리를 일단 올렸지만, 여전히 0.75%로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한 번에 큰 폭으로 인상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 역시 보험사의 운용수익률 개선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임준환 전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이 금리 정상화를 하게 되면 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은 올라갈 수 있지만 문제는 보험사들이 운용하는 자산의 만기가 길기 때문에 새로 편입되는 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은이 금리를 대폭 한 번에 올린다면 모르겠지만 그것이 아닌 상황에 보험사는 만기 1년짜리 채권 등 단기 자산을 운용하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 비해 불리하다"며 "장기간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이 아니라면 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이 개선되기보다는 하락 속도가 둔화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부연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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