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방 뺀 윤희숙 "월급도 반환"…사퇴안 처리되나
조채원
ccw@kpinews.kr | 2021-09-01 11:52:17
野 김기현 "본인 의지 확고…27일 본회의 상정할 것"
與 윤호중 "반대할 사안 아냐"라지만 "개별의원 결정"
사직서 제출 공방 일기도…윤희숙 "허위사실 유포"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정리를 사실상 마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사퇴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여당을 향해 사퇴안 처리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원실 관계자는 "(윤 의원이) 필요한 개인 짐을 빼갔다"며 "책과 서류 일부만 남아있는데 박스에 넣어 보낼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의원의 사퇴 선언을 '정치쇼'라며 평가절하했지만 사퇴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면 처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8월 국회에서 야당이 적극적으로 처리하겠다면 우리는 그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협상 과정에서 밝혀왔다"며 "야당이 9월 들어가서 처리하자고 이야기해 본회의에 상정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처리 자체를 반대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개별 의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고용민 수석대변인도 기자들에게 "윤 의원이 무엇을 위해 사퇴하는지 순수성에 대해 많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지만 사직안은 철저히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의원들이 각자 본인이 정치적 판단과 양심에 따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도 윤 의원의 결정을 존중해 사퇴안을 오는 27일 본회의에 올린다는 방침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의원의 의지가 매우 확고하다"며 "사퇴안이 빨리 처리되지 않으면 본인이 받는 월급도 반환하겠다고 하고 있어 돌아설 여지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가 "야당이 요구하면 받겠다"고 밝힌 데 대해 김 원내대표는 "(윤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뜻에 따른다고 말한 적은 없고 저희들은 정식으로 상정해 사퇴안을 처리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통지했다"고 맞받아쳤다. 과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 손에 윤 의원 운명이 달려 있어 공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야당 하자는 대로 하겠다"는 여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윤 의원 사퇴안 처리를 당론으로 정하는 것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민주당이 찬성 당론을 정하면 사퇴안이 가결될 게 뻔하고 후폭풍은 당 내부로 불어닥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의혹으로 탈당 권유를 받은 민주당 의원 10명 중 당 지도부 지시를 따른 의원은 전무하다. 그런 만큼 '내로남불' 비판이 일면서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미온적 처리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
그렇다고 개별의원 판단에 맡기는 '자율투표'의 위험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사퇴안이 부결될 수 있어서다. 이럴 경우 국민의힘은 '윤희숙발 악재'에 선을 그은 채 부동산 관련 대여공세를 펼칠 명분을 얻게 된다. 안건이 가결되거나 부결되거나 민주당에겐 호재보단 악재인 셈이다.
한 때 윤 의원이 사퇴서를 제출했느냐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윤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여당 의원과 교통방송(TBS) 진행자가 제가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허위사실을 말했다"며 "조직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적었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사퇴서도 안 내고, 쇼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주장하자 곧장 반박한 것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윤 의원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지난달 25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수신인으로 한 사직서를 제출했다. 윤 의원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안건 조회 화면을 직접 갈무리해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윤 의원의 반박에 김 의원은 전날 한 언론사에 "안 냈다는 게 아니라 못 들었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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