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고가빌딩 공시지가, 시세의 39% 불과…세금 특혜"

김이현

kyh@kpinews.kr | 2021-08-25 11:06:11

2017년 이후 거래된 1000억 원 이상 고가빌딩 113건 분석
아파트 종부세율 적용하면 보유세액 765억 원→5858억 원

고가빌딩의 공시지가가 실제 거래가보다 훨씬 낮고, 종합부동산세율도 아파트 대비 9분의 1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벌·건물주들이 왜곡된 통계로 인해 막대한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25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경실련 유튜브 캡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25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에서 거래된 고가빌딩의 공시지가를 거래가와 비교한 결과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평균 3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2017년 이후 거래된 1000억 원 이상 고가빌딩 113건을 분석했다. 고가빌딩의 거래금액과 과세기준인 공시가격(공시지가+건물시가표준액)을 비교해 시세반영률을 산출하고, 현재 기준과 아파트 기준으로 부과될 경우의 보유세를 비교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113개 고가빌딩의 거래금액은 총 34조6191억 원이고, 공시가격은 16조2263억으로 거래가의 47%만 반영됐다. 연도별로는 2017년 51%에서 2021년 44%로 떨어졌다.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토지+건물)의 시세반영률이 70%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113개 빌딩의 토지 시세는 29조9854억 원이었다. 공시지가로 따지면 11조5927억 원으로, 평균 시세반영률은 39%이다. 연도별로는 2017년 43%에서 2021년 36%로 시세반영률이 더욱 낮아졌다.

▲ 경실련 제공

경실련은 "상가업무빌딩 종부세는 최고세율이 0.7%로 아파트(6%)의 9분의 1밖에 안 된다"며 "아파트는 1주택자도 최고 3%의 종부세를 부담해야 하는데, 낮은 공시지가와 종부세율 차이로 인해 고가빌딩을 소유한 재벌·건물주들이 막대한 보유세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기준으로 113개 빌딩의 재산세와 종부세를 산출하면 보유세액은 765억 원이다. 하지만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을 아파트와 동일한 수준인 시세의 70%로 가정하고, 종부세율을 1주택자와 동일하게 3%로 가정해 산출하면 보유세액은 5858억 원으로 껑충 뛴다.

경실련은 "상위 100개 재벌법인의 토지보유량은 2007년 4.1억평에서 2017년 12.3억평으로 8.2억평이 증가했다"며 "세금부담은 낮고, 매매차익과 임대소득 등의 막대한 이득을 기대할 수 있어 기업들이 생산 활동은 뒷전인 채 부동산 투기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의원은 "실제 상가업무 빌딩이 재매각되는 경우가 많고, 수백억의 시세차액도 발생하니 이런 땅 짚고 헤엄치기가 없다"며 "대한민국을 좀먹는 망국적 불로소득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불공정한 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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