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법 처리 본회의 한시간 전 '비전발표회'하는 野
장은현
eh@kpinews.kr | 2021-08-24 16:58:09
13명이 비대면으로 7분간 발표…'오른소리'로 생중계
한가한 대선 행사로 '악법 저지' 제1야당 책무 소홀
부정 여론 확산에도 무기력·무능…"야당 맞냐" 조롱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예비후보의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를 오는 25일 오후 1시 개최하겠다고 24일 밝혔다. 당초 오후 2시에 잡았던 일정을 한 시간 앞으로 당긴 것이다.
언론중재법 개정안 등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강행처리가 예고된 25일 오후 본회의 일정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비전발표회는 예비후보 13명이 7분 동안 자유롭게 국정 운영 비전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다. 발표회는 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발표는 추첨에 따라 장성민·안상수·박찬주·장기표·윤석열·윤희숙·홍준표·황교안·박진·원희룡·하태경·최재형·유승민 순으로 진행된다.
예비후보들 측에 따르면 7분이라는 짧은 시간 때문에 발표회는 구체적 내용 제시보다는 국정 비전의 방향성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이날 통화에서 "세세한 공약을 담기엔 시간이 부족해 공약 발표는 아마 조만간 따로 하는 자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도 "정권교체라는 키워드로 발표 내용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비전발표회 직후인 오후 2시 열리는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강행처리에 대한 총력 저지를 예고했기 때문에 발표회 주목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 일각에선 제1야당이 한가한 대선 행사 때문에 '악법 저지'라는 본연의 책무를 소홀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제1야당이 만사를 제쳐두고 총력 저지해야하는 문제 법안이다. 군부독재에 맞서 언론수호 투쟁을 벌였던 원로 언론인들까지 앞에 나서 개정안의 부작용을 경고하며 즉각 처리 중단을 촉구했다.
개정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만큼 국민의힘이 똘똘 뭉쳐 법안 저지를 시도하면 집권여당의 독선적 이미지를 부각하며 국민 호응을 받을 가능성이 적잖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비전발표회 일정을 예정대로 하는 건 '명분도 실리도 차버린 격'이다. 무기력하고 무능한 모양새로 비친다. "국민의힘이 야당 맞냐"는 조롱이 나온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 원내대표가 전날 회의에서 말한 대로 본회의 때 필리버스터를 진행하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회의장 앞에서 민주당의 입법 독재 규탄 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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