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언론중재법 강행 어리석어"…진중권 "반동"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8-24 14:13:34

與 원로 "자유언론실천재단도 하지말라 하는데
밀어붙이기엔 부담…굉장한 자충수될 것" 경고
군부독재와 맞섰던 원로 언론인들, 중단촉구 회견
진중권 "민주당, 민주주의 파괴세력…운동권 습속"

여권 '미스터 쓴소리'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처리는 '잘못된 길'이니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 5월 1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재전환의 시대, 새로운 정치의 모색' 정치 개혁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친노 원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24일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처리 방침에 대해 "상당히 어리석은 행동이 아닐까"라며 "굉장한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다. 유 전 총장은 "자유언론실천재단은 이 법안을 지지할 줄 알았는데, 거기조차 이걸 하지 말라고 나왔으면 민주당이 그대로 밀어붙이기엔 굉장한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험 많은 백전 노장인 만큼 개정안 반대 여론의 불길이 사방으로 번져 민주당이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언론실천재단은 1974년 군부독재 시절 자유언론실천선언에 나왔던 해직기자들이 주축이 된 단체다. 민주당 이부영 전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언론수호 투쟁을 벌였던 원로 언론인들이 참여한 이 재단은 전날 '언론중재법 강행처리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에 나서라'는 회견문을 발표했다.

재단은 "이 법안은 1987년 이후 기나긴 군부독재의 터널을 뚫고 얻어진 언론자유에 심각한 제약과 위축 효과를 갖고있다는 점에서 이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것은 심각한 후유증을 야기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고 밝혔다.

유 전 총장의 지적은 민주당의 전통적 우군조차 반대하는 법안을 일방처리하는 데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뜻이다.

그는 "언론중재법이 지금도 과반 넘는 국민들 지지는 받고 있는데, 차 떼고 포 떼고 다 해서 민주당에서도 그렇게 실효성있는 법안은 아니라고들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쫓기듯 법사위원장이 (야당에) 넘어가면 못하지 않겠냐는 조급함 때문에 밀어붙이려고 하고 있다"고 짚었다.

유 전 총장은 "(민주당) 172석 국회로 보자면 지금 임기 초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회 의석이 어디로 달아나는 것도 아니고 상임위원장이 넘어간다고 해도 국민의 지지를 받고 어느정도 숙성된 법안을 가지고 (야당이) 무턱대고 저러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1대 국회 임기가 2년 넘게 남았으나 조바심 탓에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법안을 성급히 밀어붙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친문 강성 지지자들이 언론중재법 처리를 위해 반대 목소리를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권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전날 오전 "독소조항들이 많이 있었다.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우려를 전했던 것"이라며 "언론중재법은 찬성"이라고 했다.

유 전 총장은 당내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음에도 소신을 공개 피력한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반동세력이 됐다"고 성토했다. 진 전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군부 정권 시절 자유 언론 수호 투쟁을 벌였던 원로 언론인들이 언론중재법 개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기사를 링크한 뒤 "진짜 언론자유 운동했던 분들이 반대하는 법안"이라고 적었다.

▲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 페이스북 캡처.

그는 "민주당 586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이 없다"며 "그래서 헌법도 자기들의 정치적 결단 아래에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걸 마인드(Legal Mind·법률적 사고)가 아예 결여돼 있으니 만드는 법마다 시민의 권리를 제약하는 반자유주의적 입법일색. 이제는 사실에 입각해 정의연을 비판해도 처벌을 받을 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럴 듯한 명분만 쥐면 뭔 짓을 해도 된다는 생각, 이게 위험한 것"이라며 "모든 거대한 범죄는 그만큼 위대한 대의 아래 저질러졌다. 운동권 습속"이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그걸 이제는 자기들의 비리를 변명하고 자기들의 권력을 지키는 데에 써먹는 것"이라고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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