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5조 돌파한 가계빚…기준금리 인상 힘실리나

강혜영

khy@kpinews.kr | 2021-08-24 14:02:32

2분기 가계신용 41.2조↑…신용대출 21.3조↑ 주담대 17.3조↑
1년 새 170조 불어나…한은 "금리인상시 가계빚 증가속도 완화"

가계 빚이 1805조 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택 거래 및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와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 등이 겹치면서 정부의 대출 규제에도 가계 빚이 빠르게 늘어 작년 말 1700조 원을 돌파한 지 1년도 안 돼 1800조 원대로 올라섰다.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6일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 가계신용 추이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1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 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포함한 가계 빚(부채)이다. 사실상 가계부채인 소규모 자영업자 대출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제 비교가 가능한 포괄적 의미의 가계 빚인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이미 작년 말에 2000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의 제도부문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 부채는 2020년 말 2051조8000억 원이다.

2분기 가계신용은 1분기와 비교해 41조2000억 원(2.3%) 늘었다. 2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증가액이다. 증가 규모는 직전 분기(1분기 36조7000억 원)를 웃돌았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해서는 1년 새 168조6000억 원(10.3%) 급증했다. 작년 동기 대비 증가 폭은 2003년 통계 편제 이래 최대 규모다. 증가율은 2017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 빚의 증가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가계신용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9년 4분기(4.1%) 이후 줄곧 상승세다.

2분기 가계신용 가운데 가계대출의 잔액은 직전 분기 대비 38조6000억 원 늘어난 1705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2분기에 17조3000억 원 늘었다. 증가 폭은 1분기(20조4000억 원)보다는 축소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분기에 21조3000억 원 불어나면서 증가액이 1분기(14조3000억 원)보다 확대됐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에도 주택 매매·전세 거래 관련 자금 대출 수요가 이어지고, 4월 말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가 영향을 미친 데다가 코로나 관련 생활자금 수요가 지속하면서 가계신용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창구별 가계대출 증가액은 1분기와 비교해 예금은행에서는 증가 속도가 떨어졌지만, 상호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는 대출 증가 폭이 커졌다.

1분기 대비 증가액은 예금은행이 12조4000억 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9조1000억 원, 기타금융기관이 17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 가계신용 [한국은행 제공]

2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100조6000억 원으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직전 분기보다 2조7000억 원(2.7%) 증가했다. 백신접종 확대에 따라 소비심리가 다소 개선되면서 카드 사용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는 가계 빚 증가세를 둔화하기 위한 다양한 거시건전성 대책을 내놨다. 지난 4월 금융위원회는 가계신용 증가율을 내년까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수준(4%대)으로 낮추는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5%로 설정했다.

그러나 2분기 가계신용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0%를 넘어서는 등 가계 빚 급증세가 지속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송 팀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대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오르는 폭에 따라 가계신용 증가 속도가 완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각종 가계대출 규제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태도 등 정책 대응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따라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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