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냐, 코로나냐…26일 기준금리 방향 가를 두 변수
강혜영
khy@kpinews.kr | 2021-08-23 15:36:37
"가계부채 위험" vs "경기타격 우려"…엇갈리는 전망
한국은행은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인가.
분위기는 인상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중이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거듭 피력했고,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한 터다. 금융정책, 통화정책당국 수장 모두 '금리인상' 시그널을 강하게 발신하는 상황이다.
장담할 수는 없다. 한은이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을 10월로 늦출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 4차 대유행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동산이냐 코로나냐'다. 가계부채, 자산거품에 중점을 둔다면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내수 위축과 민생고가 걸린다면 인상 시기를 10월로 늦출 수도 있다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같은 해 5월 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인하한 뒤 현재까지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6월부터 이례적으로 연내 통화 정책 정상화 시작을 강력하게 시사해왔다. 특히 이번 금통위부터는 금융불균형에 역점을 두고 완화 정도 조정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다음(8월) 금통위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금통위에서도 거의 대부분 위원들이 사실상 금융불균형에 역점을 둘 때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언급했다. 7월 금통위에서 7명의 위원 중 고승범 위원만이 금리 인상을 주장했지만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7월 동결을 선택한 다른 위원 5명중 4명도 "가까운 시일 내에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시장에서도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재확산으로 경기 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상대적으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금융안정으로 강조한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한국은행을 포함한 정책 당국들의 가장 핵심적인 관심은 가계부채로 대표되는 금융불균형과 이를 시정하는 것"이라면서 "정책 당국의 거듭된 강조에도 가계부채 증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8월 인상을 예상하는 논거"라고 부연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코로나 델타 변이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고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연장됐지만 한국은행은 백신 보급과 학습효과 등을 근거로 경기 회복세에 미치는 타격이 제한적이라 판단하고 있다"면서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이 밖에도 JP모건, HSBC,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등도 8월 기준금리 인상을 점쳤다.
"확진자 2000명에 8월은 동결" 관측도…한은 성장률 전망도 '주목'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쪽은 코로나 4차 유행으로 커진 경기 불확실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8월 초 경제 부총리의 금리 인상 발언까지만 해도 8월 인상이 중론으로 굳혀지는 듯 보였으나 연일 2000명이 넘는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증가는 통화정책의 신중론을 지지하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염병 확산이 연일 만만치 않으며 일부 내수경기 타격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연구원은 "8월 금통위 결정은 정책 기조도 중요하나 신뢰도 중요하다"면서 "5월 만장일치 동결과 7월 의사록에 담긴 '전염병의 추이'에 무게를 두고 이달 동결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신얼 SK증권 연구원도 8월 금리 동결 및 10월 인상을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 확진자 수는 재차 2000명 대로 올라섰으며 연휴 이후의 검사자 증가가 확진자 수 상승을 견인 중"이라면서 "이와 같은 코로나 전개 상황은 차주 진행되는 8월 금통위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26일 금통위 회의 당일 수정 경제 전망치도 발표한다. 현재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0%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이 성장률은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고 소비자물가의 경우 2.0% 안팎으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주를 이룬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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